옛글 › 징비록 › 권5 근폭집

석성산성을 고쳐 쌓고 둔전의 소와 곡식을 보태 주기를 청하는 계請修葺石城山城仍添補牛粮屯田。啓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87자 · 낭독 2.2분

징비록 권5 근폭집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水原秃城則城堞已修器械粗完故一府之民皆有定志時方以私力蓋造廬舍欲爲入處者甚多以此知民心有所恃則自無潰散之慮也營將趙撥勤於所事晝夜不怠稍得成効頗爲可嘉如有事變則當使水原府使及此人守之但趙撥以前虞候時無職名似雞統攝軍卒請付實職使有激勵之心龍仁陽智之間有古城當路名曰石城地形險要勝於秃城且在直路之衝若於此地又爲修葺積粟鍊兵右控秃城左連南漢山城爲鼎峙之勢則京都之門戶固矣臣已令龍仁縣令尹粹然募入僧人蓋造房屋又令良才察訪崔屹兼前營將幷爲經紀但役巨力微難可易就其近處安集都監屯田農牛糓粮可以推移添補合力成就當初屯田之設正欲爲據險聚民之計而京城直路經理尤急請令安集都監通融物力期於有成何如

수원 독성(禿城)은 성가퀴를 이미 고치고 병기도 대강 갖추어졌으므로 온 고을 백성이 다 마음을 정하였고, 지금 제 힘으로 집을 지어 들어가 살려는 자가 매우 많습니다. 이로써 백성의 마음에 믿을 데가 있으면 저절로 무너져 흩어질 걱정이 없음을 알겠습니다. 영장 조발(趙撥)이 맡은 일에 부지런하여 밤낮으로 게으르지 않고 차츰 보람을 얻으니 자못 가상합니다. 사변이 있으면 수원부사와 이 사람에게 지키게 해야 합니다. 다만 조발은 전 우후로 지금 직명이 없어 군졸을 거느리기 어려울 듯하니, 실직을 주어 힘내는 마음이 있게 하소서.

용인(龍仁)과 양지(陽智) 사이 길목에 옛 성이 있어 이름을 석성(石城)이라 합니다. 지형이 험하고 요긴하여 독성보다 나은 데다 곧은 길의 목에 있습니다. 만일 이곳도 고쳐 쌓아 곡식을 쌓고 군사를 기르며, 오른쪽으로 독성을 당기고 왼쪽으로 남한산성에 이어 솥발처럼 벌여 서면 서울의 문호가 튼튼해질 것입니다.

신이 이미 용인현령 윤수연(尹粹然)에게 승려를 모아들여 집을 짓게 하고, 또 양재찰방 최흘(崔屹)에게 전영장을 겸하여 함께 경영하게 하였습니다. 다만 일은 크고 힘은 적어 쉽게 이루기 어렵습니다. 가까운 곳 안집도감 둔전의 농사짓는 소와 곡식을 돌려 보태면 힘을 모아 이룰 수 있습니다. 애초에 둔전을 둔 것이 바로 험한 데를 의지해 백성을 모으려는 계책이었고, 서울로 드는 곧은 길을 갖추는 일은 더욱 급합니다. 안집도감에 물력을 융통하게 하여 이루기를 기약함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