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유격이 지나간 뒤에 유지를 받든 일을 아뢴 장계沈遊擊過去後有。旨祗受狀
징비록 권7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沈遊擊過去緣由臣已爲狀啓未及發送伏承具宬賫來有。旨具審。下諭之意今日馳還肅川與都元帥金命元相議處置計料兵無多寡精鍊則可用戰無常勢乘機則可勝我兵與賊相持已五月餘兵猶未鍊機又屢失至於器械諸具一皆未備今日之事寒心者非一然惟坐而待亡孰與伐之故邇來將士頗願一戰而唐將之來適當此時處置之間妨碍牽制恐不得自由極爲悶慮
심 유격(沈遊擊)이 지나간 곡절은 신이 이미 장계하였으나 미처 보내지 못하였는데, 구성(具宬)이 가지고 온 유지를 엎드려 받들어 내리신 말씀의 뜻을 갖추어 살폈습니다. 오늘 숙천(肅川)으로 달려 돌아가 도원수 김명원(金命元)과 의논하여 조처할 계획입니다.
군사는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정하게 단련하면 쓸 만하고, 싸움은 일정한 형세가 없어 틈을 타면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 군사가 적과 서로 버틴 지 이미 다섯 달 남짓인데 군사는 아직 단련되지 않았고 틈은 또 여러 번 놓쳤으며, 병기와 여러 기구에 이르러서는 하나같이 다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일은 한심한 것이 하나가 아닙니다.
그러나 앉아서 망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어찌 치는 것만 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요사이 장수와 군사가 자못 한 번 싸우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명나라 장수가 오는 것이 마침 이때를 당하여, 조처하는 사이에 거리끼고 끌려 마음대로 하지 못할까 두려우니 몹시 답답하고 염려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