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로의 폐단을 달려 아뢰고 또 산성을 고쳐 쌓아 지키는 터로 삼기를 청한 장계馳。啓驛路之弊且請修葺山城以爲保守狀
臣於一路之事雖非職掌而利害所關不得不達近日各驛凋弊已甚事變以後尤極板蕩驛卒幾盡逃亡驛馬之時存者每驛多不過數匹而一應邊報及將士往來進上使命聯絡晝夜不絕鞭捶督責人不堪命至於朝士之避亂出入亦必依托公行無不乘馹責出驛騎不足則加以刷馬越站馳驅動經時日或因若己物累日不還今則驛路日益蕩敗無路支持雖有緊急聲息將不得趁時傳報極爲寒心常時畿甸一路少遇凶歉。朝廷亦爲軫慮區處一禁乘馹以蘇驛路今八方之役俱聚於一路而事勢緊急百倍於凶歉令該司急速處置臣甞觀東國史凡有兵亂必修葺山城聚民入保積粟其中以爲據守之計故雖寇賊充斥而一道之中尙多完全之邑近日則全不致意於此等事雖有天險之地皆棄而不守盡以倉穀軍器與賊而民皆奔竄山谷束手被其屠戮良可於悒今平壤之賊近在一二息之外而各官方督捧秋羅脫有意外之虞又將有齎盜之患竊聞道內山城如永柔龍岡慈山皆險絕可守而安州以北各官如郭山龜城等處皆有山城若令其邑還上姑捧於山城以存遠慮有急則率民入保亦爲便宜幷令朝廷商量急急區處不特此道如黃海道瑞興等地及他道可守處一體知委施行實爲今日之急務
신이 한 길의 일에 대하여 비록 맡은 바는 아니오나 이해에 걸린 바라 아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사이 각 역이 시들고 피폐함이 이미 심한데, 난리가 난 뒤로는 더욱 무너졌습니다. 역졸은 거의 다 달아나고 지금 남은 역말은 역마다 많아야 몇 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온갖 변방의 보고와 장수와 군사의 오감, 진상과 사명이 밤낮으로 잇달아 끊이지 않아, 채찍질로 몰아대니 사람이 견디지 못합니다. 조정 관원이 난리를 피하여 드나드는 데까지도 반드시 공무에 의탁하여 다니며 역말을 타지 않는 이가 없고, 역의 말이 모자라면 쇄마를 더 내어 참을 넘어 달리게 하니 걸핏하면 날을 보냅니다. 더러는 제 것인 양 여겨 여러 날 돌려보내지 않습니다.
이제는 역로가 날로 더 무너져 지탱할 길이 없으니, 비록 급한 기별이 있어도 때맞추어 전하여 알리지 못할 것이라 몹시 한심합니다. 평시에도 경기 한 길이 조금만 흉년을 만나면 조정에서 또한 염려하여 조처하고 역말 타는 것을 한결같이 금하여 역로를 되살렸습니다. 이제는 팔방의 일이 다 한 길에 모였고 일의 형세가 흉년보다 백 배나 급하니, 맡은 관아로 하여금 급히 조처하게 하소서.
신이 일찍이 우리나라 역사를 보니, 무릇 병란이 있으면 반드시 산성을 고쳐 쌓고 백성을 모아 들어가 지키게 하며 그 안에 곡식을 쌓아 웅거하여 지킬 계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도적이 비록 가득 넘쳐도 한 도 가운데 온전한 고을이 오히려 많았습니다. 요사이는 이런 일에 전혀 뜻을 두지 않아, 비록 하늘이 낸 험한 땅이 있어도 다 버리고 지키지 않으며, 창고의 곡식과 군기를 모두 적에게 주고 백성은 다 산골로 달아나 숨었다가 손을 묶고 그 도륙을 당하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이제 평양의 적이 한두 참 밖 가까운 곳에 있는데 각 고을은 바야흐로 가을 조세를 거두라 다그치고 있습니다. 뜻밖의 근심이 생기면 또 도둑에게 양식을 대어 주는 걱정이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들으니 도 안의 산성으로 영유(永柔)·용강(龍岡)·자산(慈山)이 다 험하고 끊겨 지킬 만하고, 안주(安州) 북쪽 각 고을로 곽산(郭山)·구성(龜城) 같은 곳에도 다 산성이 있다 합니다. 만일 그 고을의 환자(還上)를 우선 산성에서 거두게 하여 먼 앞일에 대비하고, 급한 일이 있으면 백성을 거느려 들어가 지키게 하면 또한 편하고 마땅하겠습니다.
아울러 조정으로 하여금 헤아려 급급히 조처하게 하시되, 이 도만이 아니라 황해도 서흥(瑞興) 같은 땅과 다른 도의 지킬 만한 곳에도 한결같이 알려 시행하게 하시면 참으로 오늘의 급한 일이겠습니다.
협주 5
壬辰九月十四日
임진년 구월 열나흗날
환자는 봄에 꾸어 주고 가을에 거두는 나라 곡식이다.
저본은 秋羅이나 秋租의 잘못으로 봄.
쇄마(刷馬) — 민간에서 거두어 쓰던 말이다.
참(站) — 삼십 리쯤 되는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