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8 진사록

여러 장수에게 틈을 타 맞아 끊게 한 일과 명나라 군사의 소식을 알아본 일을 달려 아뢰고 또 군기를 실어 보내기를 청한 장계馳。啓分付諸將乘機邀截事及往探唐兵消息請輸送軍器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504자 · 낭독 4.4분

징비록 권8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前此固疑限日將迫則賊必多合醜類以爲逞凶之計卽遣黃海防禦使金敬老馳報十五日倭賊多數入鳳山有向西之狀云當初沈遊擊定限五十日若從九月初一日計之則今只隔十一日假使。天兵果到於限内而賊衆已多則勦滅似攤而况至今邈然往來唐人人人異說不可憑信自古遠慮者少姑息者多。中國豈無論議異同而爲之掣肘者乎今日之勢極爲可慮適巡察使李元翼以議事來安州臣與之相議卽通報於防禦便李鎰及祥原中和守令黄海左右道防禦使使邀截賊來路或於大同江渡涉之際乘其半渡尾擊其後蹙諸江中又令舟師將金億秋從水路哨探大同門外乘機協擊但賊勢若近則諸將之散在者恐難趁時邀擊五十日後賊兵旣多而聲言失信擧衆西下則其利鈍恐難預期且臣之所慮者自賊入我境全資我國糧餉今因調度。天兵收括諸邑之糓積置一路而在野禾糓皆未收入脫有意外之憂將何收拾大抵此賊若於今冬未及蕩平則明春財力益竭軍卒疲頓恐無恢復之期臣未甞不摧心拊膺繼以泣血謹遣臣軍官一人馳候唐兵消息。朝廷急速探知出來遲速密諭軍中使之母失䇿應之機且矢盡一事尤爲今日切迫之憂前此臣。啓請別遣一人取竹于下三道未知已到與否令該司急速措置出送震天雷最關於戰用而諸邑所儲皆失其制度且無碗口不可用之義州及麟山等顚所藏十餘量幷碗又不分晝夜出送火藥亦依數輸到

신이 앞서 진실로 의심하기를, 기한 날이 닥치면 적이 반드시 그 흉한 무리를 많이 모아 모질게 굴 꾀를 부리리라 하였습니다. 곧 황해방어사 김경로(金敬老)가 달려 보고하기를 「열닷샛날에 왜적이 많은 수로 봉산(鳳山)에 들어와 서쪽으로 향할 형세가 있다」 하였습니다.

당초 심 유격(沈遊擊)이 기한을 쉰 날로 정하였으니 구월 초하루부터 헤아리면 이제 다만 열하루가 남았습니다. 가령 명나라 군사가 과연 기한 안에 이른다 해도 적의 무리가 이미 많으면 쳐 없애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하물며 이제까지 아득하고, 오가는 명나라 사람이 사람마다 말이 달라 믿을 수 없음에리까. 예부터 멀리 헤아리는 이는 적고 잠시 편안하려는 이는 많으니, 중국인들 어찌 의논이 같고 다름으로 이를 끌어당겨 막는 자가 없겠습니까. 오늘의 형세가 지극히 걱정스럽습니다.

마침 순찰사 이원익(李元翼)이 일을 의논하러 안주(安州)에 왔으므로 신이 그와 서로 의논하고, 곧 방어사 이일(李鎰)과 상원(祥原)·중화(中和) 수령과 황해 좌우도 방어사에게 통보하여 적이 오는 길을 맞아 끊게 하고, 혹 대동강을 건널 즈음 반쯤 건너기를 타서 그 뒤를 물고 쳐 강 가운데로 몰아넣게 하였습니다. 또 수군장 김억추(金億秋)로 하여금 물길을 따라 대동문 밖을 살피다가 틈을 타 힘을 합해 치게 하였습니다. 다만 적의 형세가 가까우면 흩어져 있는 여러 장수가 제때 맞아 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쉰 날 뒤에 적병이 이미 많은데 신의를 잃었다 소리치며 무리를 들어 서쪽으로 내려오면 그 날카롭고 무딤을 미리 기약하기 어려울까 두렵습니다.

또 신이 걱정하는 바는, 적이 우리 지경에 들어온 뒤로 오로지 우리나라 군량에 기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명나라 군사를 대접할 조도(調度) 때문에 여러 고을 곡식을 거두어 한 길에 쌓아 두었는데, 들에 있는 곡식은 다 거두어들이지 못하였습니다. 혹 뜻밖의 근심이 있으면 장차 무엇으로 수습하겠습니까. 대저 이 적을 올겨울에 쓸어 없애지 못하면 내년 봄에는 재력이 더욱 다하고 군졸이 지쳐 되찾을 기약이 없을까 두렵습니다. 신이 일찍이 마음이 부서지고 가슴을 치며 이어 피눈물 흘리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삼가 신의 군관 한 사람을 보내어 명나라 군사의 소식을 달려 살피게 하였습니다. 조정에서 급히 나오는 더디고 빠름을 알아내어 군중에 은밀히 일러 주시어 대응할 기회를 잃지 않게 하소서.

또 화살이 다한 한 가지 일이 더욱 오늘의 절박한 근심입니다. 앞서 신이 따로 한 사람을 보내어 하삼도에서 살대를 가져오기를 아뢰어 청하였는데 이미 이르렀는지 알지 못합니다. 맡은 관아로 하여금 급히 조처하여 내보내게 하소서. 진천뢰(震天雷)가 싸움에 쓰기에 가장 요긴한데 여러 고을에 쌓아 둔 것은 다 그 제도를 잃었고, 또 완구(碗口)가 없어 쓸 수 없습니다. 의주(義州)와 인산(麟山) 등지에 갈무리한 열 남짓과 완구를 아울러 밤낮을 가리지 말고 내보내시고, 화약도 수효대로 실어 보내소서.

협주 1

壬辰十月九日

임진년 시월 아흐렛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