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8 진사록

군량을 조처할 마땅한 일과 명나라 군사의 양식을 덜기를 청한 일, 또 조정 신하 한 사람을 정하여 내어 주는 일을 맡기고 상중에 있는 조도사 홍종록의 대신을 가려 보내기를 청한 일을 달려 아뢴 장계馳。啓糧餉措置事宜及請唐兵糧料减省且定朝臣一人以管支給之任調度使洪宗祿在喪其代差送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512자 · 낭독 4.2분

징비록 권8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調度使白惟咸賫來事目卽時知委各官前日咸從之民自願收合白米二百石以補軍需臣卽給首倡者空名告身其餘使本官雜役完護今白惟咸沿途曉諭富民使之納糓免賤免役其數合五百餘石其他諸條時方措置而惟是今年海邊之邑往往僅免凶歉而山邑則全數失農詳多征役之需旡不取辦於民今於還上田稅之外其他諸徭皆以米糓督納民力恐不能支極爲憂慮先爲知委觀勢更禀計料前日唐兵料米每人日給三升馬豆則一斗其數太多尤不能辦今日晷已短一人一日之食只給二升未爲不足而馬豆亦减半給生豆五升則可爲熟豆一斗如此支計逐日餘剩自可推移此意於義州發行之時令解事譯官詳告於唐將預定規式通知一路使之一體施行則允爲便益臣通計道內各邑倉糓之數雖竭力措辦而若至於六七萬兵則誠有難支之患竊見沈遊擊。中朝報禀文字有羔米及朝鮮大米參給之語謄書文字不能詳細雖未知何語然其大意似是憂我國糧餉之難繼欲以中原米食等物相補支給此等辭緣幷爲預先明白禀呈使無臨時狼狽之患唐兵出來時句當糧料計口散給之任亦爲重大萬一不能詳察不無處處疊受之弊朝廷各別擇出有心計官員使幹其任聞調度使洪宗祿遭母喪其代亦當急急差出與白惟咸分道措置可無遲緩之弊晴川大定兩江浮橋若值天氣漸寒江水成氷潮漲流澌亦難依舊結泊此意亦不可不使唐將知之幷令該司詳議處置

조도사 백유함(白惟咸)이 가져온 사목을 즉시 각 고을에 알렸습니다. 전날 함종(咸從) 백성이 스스로 원하여 흰쌀 이백 섬을 거두어 모아 군수에 보탰으므로, 신이 곧 앞장선 이에게 공명고신(空名告身)을 주고 그 나머지는 본 고을로 하여금 잡역을 면하여 온전히 보호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백유함이 길을 따라 부유한 백성을 타일러 곡식을 바치고 천역과 부역을 면하게 하니 그 수가 합하여 오백여 섬입니다. 그 밖의 여러 조목도 바야흐로 조처하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는 바닷가 고을이 이따금 겨우 흉년을 면하였을 뿐이요 산 고을은 온통 농사를 잃었습니다. 허다한 징발과 부역의 쓰임을 백성에게서 마련해 내지 않는 것이 없는데, 이제 환곡과 전세 밖에 그 밖의 여러 부역을 다 쌀과 곡식으로 독촉하여 바치게 하니 백성의 힘이 견디지 못할까 두려워 지극히 걱정스럽습니다. 먼저 알려 두고 형세를 보아 다시 여쭈어 헤아리겠습니다.

전날 명나라 군사의 요미(料米)는 사람마다 날마다 석 되를 주고 말콩은 한 말을 주었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 더욱 마련할 수 없습니다. 이제 해가 이미 짧으니 한 사람 하루 먹이를 두 되만 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요, 말콩도 반을 덜어 날콩 닷 되를 주면 삶은 콩 한 말이 됩니다. 이렇게 헤아려 대면 날마다 남는 것이 있어 절로 돌려쓸 수 있습니다. 이 뜻을 의주에서 떠날 때 일에 밝은 역관으로 하여금 명나라 장수에게 자세히 알려 미리 규식을 정하고 한 길에 통지하여 한결같이 시행하게 하시면 참으로 편하고 이롭겠습니다.

신이 도 안 각 고을 창고 곡식의 수를 통틀어 헤아리니, 힘을 다해 마련한다 해도 육칠만 군사에 이르면 참으로 대기 어려운 근심이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심 유격이 명나라 조정에 보고한 글에 고미(羔米)와 조선 큰 쌀을 섞어 준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베껴 쓴 글이 자세하지 못하여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으나, 그 큰 뜻은 우리나라 군량을 잇기 어려움을 걱정하여 중원의 쌀과 먹을 것 들로 서로 보태어 대어 주려는 듯합니다. 이런 사연을 아울러 미리 밝게 여쭈어 임시에 낭패할 근심이 없게 하소서.

명나라 군사가 나올 때 양식을 맡아 식구를 헤아려 나누어 주는 소임도 중대합니다. 만일 자세히 살피지 못하면 곳곳에서 거듭 받는 폐단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조정에서 각별히 헤아림 있는 관원을 가려내어 그 소임을 맡게 하소서. 들으니 조도사 홍종록(洪宗祿)이 어머니 상을 당하였다 하니, 그 대신도 마땅히 급히 가려내어 백유함과 길을 나누어 조처하게 하시면 더딜 폐단이 없겠습니다.

청천(淸川)·대정(大定) 두 강의 부교는 날씨가 점점 차 강물이 얼고 밀물이 불어 성엣장이 흐르면 예전대로 매어 대기 어렵습니다. 이 뜻도 명나라 장수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으니, 아울러 맡은 관아로 하여금 자세히 의논하여 처치하게 하소서.

협주 1

「고미(羔米)」는 저본 그대로 두었다. 어떤 쌀인지 분명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