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유격이 지나간 사연과 여러 진에 나아가 칠 일을 분부한 것, 큰 군사가 나오는지 아닌지를 빨리 물어 지휘하시기를 청한 장계沈遊擊過去辭緣及分付諸陣將爲進勦大兵出來與否速爲探問指揮狀
昨日沈遊擊自林畔來宿定州今日向安州臣仍進去問安云聞老爺之行將到且聞大兵不遠亦來欲點檢一路芻糧且欲迎候老爺來此云則答云兵馬近將出來一路芻糧須多備閣老雖不得親去點檢別遣管下之員點檢云而不爲相見臣又令通事告之曰小邦人民渴望老爺之來久矣糧草當盡力措辦豈敢怠慢但老爺凡百之事明白分付軍馬之數及來到日期願詳示之遊擊答云馬草必須三百萬束可給俺同行徐相公當隨後來到專爲點視糧草願令此處官員眼同點檢云臣卽移文于調度使白惟咸使之進去良䇿等處若果徐相公稱號人來到卽便同爲點閱以副其言臣之愚昧固難察微知著然自前每疑唐將處置有不可知今見沈遊擊擧措亦甚可疑大扺自古救人與望梂於人其情不同。中國之欲討倭賊不過爲中國求息兵而已豈諒其憫迫如此乎臣近觀各陣將士皆有一戰之心且以冬節向盡事勢益蹙不可等待遷延故約束將士整理器械爲進取之計已分遣精卒勦擊於大同越邊且聞平壤之賊夏間所入室廬盡撤牆壁今則以糖禾藁草編排障遮正好火攻數日前巡察使李元翼親巡三縣諸陣約誓將士而回矣今又沈遊擊將又入城中若累日遷延而其間事變或出於意慮之外則將士之心未必不怠軍機重事亦不無漏泄之患不勝憂慮伏聞禮曹判書尹根壽已爲出來大兵出來與否亦必親見可知。朝廷以此等悶迫不容遷延辭緣明白說與主管唐將如宋侍郞之類聽其决語速有指揮毋令益失機會前頭之事庶有稅駕之所
어제 심 유격(沈遊擊)이 임반(林畔)에서 와 정주(定州)에서 자고 오늘 안주(安州)로 향하였습니다. 신이 이에 나아가 문안하며 말하기를 「노야(老爺)의 행차가 장차 이르신다 하고 또 큰 군사가 멀지 않아 온다 하기에, 한 길의 꼴과 양식을 점검하고 또 노야를 맞아 뵈려고 여기 왔습니다」 하였습니다. 그러자 답하기를 「군마가 가까이 나올 것이니 한 길의 꼴과 양식을 모름지기 많이 갖추라. 각로(閣老)가 몸소 가서 점검하지는 못하나 따로 관하의 관원을 보내어 점검하게 하리라」 하고 서로 보지 않았습니다.
신이 또 통사로 하여금 고하게 하기를 「작은 나라 백성이 노야께서 오시기를 목마르게 바란 지 오랩니다. 양식과 꼴은 마땅히 힘을 다해 마련할 것이니 어찌 감히 게으르겠습니까. 다만 노야께서 모든 일을 밝히 분부하시고 군마의 수와 이르실 날짜를 자세히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였습니다. 유격이 답하기를 「말꼴은 모름지기 삼백만 뭇이라야 넉넉히 줄 수 있다. 나와 함께 가는 서 상공(徐相公)이 뒤따라 이르러 오로지 양식과 꼴을 살펴볼 것이니, 이곳 관원으로 하여금 함께 눈으로 점검하게 하라」 하였습니다. 신이 곧 조도사 백유함(白惟咸)에게 이문하여 양책(良策) 등지로 나아가게 하고, 과연 서 상공이라 일컫는 사람이 이르면 곧 함께 점열하여 그 말에 부응하게 하였습니다.
신이 어리석어 진실로 작은 것을 살펴 드러난 것을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부터 늘 명나라 장수의 처치에 알 수 없는 바가 있다고 의심하였는데, 이제 심 유격의 거동을 보니 또한 몹시 의심스럽습니다. 대저 예부터 남을 구하는 것과 남에게 구원을 바라는 것은 그 정이 같지 않습니다. 중국이 왜적을 치려는 것은 중국을 위하여 군사를 쉬게 하려는 데 지나지 않을 뿐이니, 어찌 우리의 답답하고 급함이 이러함을 헤아리겠습니까.
신이 요사이 각 진의 장수와 군사를 보니 다 한번 싸울 마음이 있습니다. 또 겨울이 다해 가고 일의 형세가 더욱 쪼그라들어 기다리며 미룰 수 없으므로, 장수와 군사를 약속하고 병기를 정비하여 나아가 칠 계책을 삼았습니다. 이미 날랜 군사를 나누어 보내어 대동강 건너편에서 쳐 죽였습니다. 또 들으니 평양의 적이 여름에 들어간 집들은 담과 벽을 다 헐고 이제는 수숫대와 볏짚으로 엮어 둘러 막았다 하니, 바로 불로 치기에 좋습니다. 며칠 전 순찰사 이원익(李元翼)이 몸소 세 고을 여러 진을 돌며 장수와 군사에게 맹세를 약속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또 심 유격이 장차 성 안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만일 여러 날 미루다가 그사이 일의 변고가 혹 생각 밖에서 나오면 장수와 군사의 마음이 게을러지지 않는다 할 수 없고, 군사의 기밀한 큰일도 새어 나갈 근심이 없지 않아 걱정을 이기지 못합니다.
삼가 들으니 예조판서 윤근수(尹根壽)가 이미 나왔다 하니, 큰 군사가 나오는지 아닌지도 반드시 몸소 보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조정에서 이런 답답하고 급하여 미룰 수 없는 사연을 송 시랑(宋侍郞) 같은 주관하는 명나라 장수에게 밝게 말하여, 그 결단하는 말을 듣고 빨리 지휘하시어 기회를 더 잃지 않게 하소서. 그러면 앞일에도 거의 멍에를 풀 자리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