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8 진사록

명나라 군사가 안주를 지남에 황해도 군량을 분부한 일을 달려 아뢴 장계馳。啓天兵過安州分付黃海道糧餉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351자 · 낭독 2.8분

징비록 권8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在安州親聞提督所言旣取平壤則大軍卽時渡江前進云黃海道軍糧極爲可慮數日前黃海觀察使柳永慶報糓數于臣其在道內郡縣及廣嵓許沙吾义浦龍媒梁者造米七千三百九十餘石田米一萬五千二百六十七石馬豆三萬六千八百六十四石糖米一千九百八十五石若使積在沿途各邑則稍可支待而一路方有賊兵恐爲所奪皆散置隱僻之處趁時輸運亦難臣卽移文本道令就其便近整齊民夫聚合牛馬聞大軍先聲卽時男負女戴輸到軍前俾無後時稽緩之弊但當此民心潰散之餘恐難及期以乏軍興。朝廷亦須預爲措置指揮使得遵行臣今日因人傳聞海州收使以泰川縣監韓述爲之未知虛實海州爲黃海一道根本時方新復百事蕩敗之餘任人得失成敗所關韓述爲泰川縣監猶不能治數月之間一境嗷嗷流散相繼况於海州乎。朝廷差除之事臣不當妄言但海州不能收拾則延安等地亦難得保利害非輕不勝區區之慮因論本道之事而幷及之極爲惶恐

신이 안주(安州)에서 제독이 한 말을 몸소 들으니, 평양을 빼앗으면 큰 군사가 즉시 강을 건너 앞으로 나아가겠다 하였습니다. 황해도 군량이 지극히 걱정스럽습니다.

며칠 전 황해 관찰사 유영경(柳永慶)이 신에게 곡식 수를 보고하였는데, 도 안 군현과 광암(廣嵓)·허사(許沙)·오차포(吾义浦)·용매량(龍媒梁)에 있는 것이 조미(造米) 칠천삼백구십여 섬, 전미(田米) 일만 오천이백예순일곱 섬, 말콩 삼만 육천팔백예순네 섬, 당미(糖米) 일천구백여든다섯 섬입니다. 만일 길가 각 고을에 쌓아 두었다면 조금 대어 낼 만하나, 한 길에 바야흐로 적병이 있어 빼앗길까 두려워 다 후미진 곳에 흩어 두었으니 제때 실어 나르기 또한 어렵습니다.

신이 곧 본도에 이문하여, 편하고 가까운 데를 좇아 백성 인부를 가지런히 하고 소와 말을 모아 큰 군사의 앞소리를 듣거든 즉시 남자는 지고 여자는 이어 군영으로 실어 보내어 때를 놓쳐 더딜 폐단이 없게 하였습니다. 다만 이 인심이 무너져 흩어진 나머지를 당하여 기한에 미치지 못하여 군사 일에 모자랄까 두렵습니다. 조정에서도 모름지기 미리 조처하고 지휘하시어 좇아 행하게 하소서.

신이 오늘 사람에게 전해 들으니 해주 목사를 태천 현감 한술(韓述)로 삼았다 하는데 참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합니다. 해주는 황해 한 도의 근본이요 바야흐로 새로 되찾아 온갖 일이 무너진 나머지라, 사람을 맡기는 잘잘못에 이루고 무너짐이 달렸습니다. 한술이 태천 현감이 되어서도 다스리지 못하여 두어 달 사이에 온 지경이 시끄럽고 흩어져 떠도는 이가 잇달았는데, 하물며 해주에서겠습니까. 조정의 벼슬 내리는 일을 신이 망령되이 말할 것이 아니나, 다만 해주를 수습하지 못하면 연안(延安) 등지도 보전하기 어려워 이해가 가볍지 않으므로 구구한 걱정을 이기지 못합니다. 본도 일을 논하다가 아울러 언급하오니 지극히 황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