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장수가 군사를 돌리기로 한 것은 군량이 떨어져서가 아님을 아뢰는 장계天將已定旋師非緣糧餉乏絕狀
今見提督咨文緣各處運糧不繼難於前進至有還師之語垂成大功將虧一簣云。朝廷遠在凡百措置全委于卿而莫重芻糧不爲趁措至於提督移咨有此旋師之意予心尤爲缺然卿宜竭其心力十分周旋無使乏絕事本月初三日左副承旨成貼有。旨書狀臣在開城府祇受京畿人力殫竭彼此輸運之間不無淹留遲滯之事至於近日則南方運糧連續來泊時在江口者米豆幷一萬餘石提督還師之計不必在於糧餉乏絕不幸自碧蹄輕進一跌之後遽爲退縮自碧蹄退坡州自坡州退東坡自東坡退開城其意可知今日已定旋師之計臣呈文陳辭前後懇乞力已竭矣自中已定之計不以微言而有所移易大事將去莫非臣等無狀之罪伏地痛泣不知所達
「이제 제독의 자문(咨文)을 보니, 여러 곳에서 군량 나르는 일이 이어지지 못하여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하고 군사를 돌리겠다는 말까지 있으니, 거의 이루어 가는 큰 공이 한 삼태기가 모자라 무너지게 되었다. 조정은 멀리 있어 온갖 조처를 모두 경에게 맡겼는데, 더없이 중한 꼴과 군량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여 제독이 글을 보내 군사를 돌리겠다는 뜻을 보이기에 이르렀으니 내 마음이 더욱 서운하다. 경은 마땅히 마음과 힘을 다하고 십분 주선하여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라」 하신 분부를, 이달 초사흗날 좌부승지가 적어 내린 글로 신이 개성부에서 받들었습니다.
경기는 사람 힘이 다하여 이리저리 실어 나르는 사이에 머뭇거리고 더딘 일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사이는 남쪽에서 나르는 군량이 잇달아 와 닿아, 지금 강어귀에 있는 것만도 쌀과 콩을 합하여 만여 석입니다. 제독이 군사를 돌리려는 계책은 반드시 군량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불행히 벽제(碧蹄)에서 가벼이 나아갔다가 한 번 넘어진 뒤로 갑자기 움츠러들어, 벽제에서 파주로 물러나고 파주에서 동파로 물러나고 동파에서 개성으로 물러났으니 그 뜻을 알 만합니다.
오늘 이미 군사를 돌리기로 정하였으므로 신이 글을 올려 사정을 아뢰고 앞뒤로 간절히 빌어 힘을 다 썼습니다마는, 저희끼리 이미 정한 계책이라 하찮은 말로는 바뀌는 바가 없습니다. 큰일이 그르쳐지게 되었으니 모두 신들이 못난 죄입니다. 땅에 엎드려 아프게 울며 아뢸 바를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