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1 진사록

남쪽 길에 둔친 적을 무찔러 칠 일을 논하는 장계論勦擊南路賊屯事宜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66자 · 낭독 2.3분

징비록 권11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近來賊兵出於東西者只以焚掠民居掘取財物爲心旋卽還入且。天兵方駐開城賊必不敢容易西下村名賢鄭希玄則時方在此與高彥伯李時言等遮遏本道之賊大槪今日所患在於無食而不在於無軍有食則數千餘兵可數日召集雖不徵兵於遠道可以制敵矣大抵今日賊兵之所在只有京城與一路耳其他皆爲我有臣之前日所陳欲使唐兵先從南道勦擊者眞是可行之䇿此處。天將如查總兵王遊擊等亦深以臣言爲是遊擊所遣體探南兵三十名方在振威李山謙之營見其賊勢易與亦欲勦擊使一兵同李山謙馳告於遊擊請兵數千臣聞此語亦卽作書于王遊擊使之速决而時無回報未知見施與否大槪南將則務於進取只緣不能自擅雖於决計誠可痛惜

요사이 적병이 동서로 나오는 것은 다만 백성의 집을 불태워 노략하고 재물을 파내어 가지는 데 마음을 두고 곧 돌아 들어갑니다. 또 명나라 군사가 바야흐로 개성에 머물러 있으니 적이 반드시 쉽게 서쪽으로 내려오지 못할 것입니다. 박명현(朴名賢)·정희현(鄭希玄)은 바야흐로 이곳에 있어 고언백(高彥伯)·이시언(李時言) 등과 함께 본도의 적을 막습니다.

대개 오늘 걱정되는 것은 먹을 것이 없는 데 있고 군사가 없는 데 있지 않습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수천 군사를 며칠이면 불러 모을 수 있으니, 먼 도에서 군사를 징발하지 않아도 적을 누를 수 있습니다. 대저 오늘 적병이 있는 곳은 다만 서울과 한 길뿐이요 그 밖은 모두 우리 것입니다.

신이 앞서 아뢴, 명나라 군사로 하여금 먼저 남도에서 무찔러 치게 하려던 것은 참으로 행할 만한 계책입니다. 이곳의 명나라 장수인 사 총병(査總兵)·왕 유격(王遊擊) 등도 신의 말을 깊이 옳다고 여깁니다. 유격이 보낸, 적정을 살피는 남쪽 군사 서른 명이 바야흐로 진위(振威) 이산겸(李山謙)의 진영에 있는데, 그 적의 형세가 맞서기 쉬움을 보고 또한 무찔러 치고자 하여, 군사 한 사람을 이산겸과 함께 유격에게 말을 달려 알리게 하여 군사 수천을 청하였습니다. 신이 이 말을 듣고 또 곧 왕 유격에게 글을 지어 빨리 결단하게 하였으나 아직 회보가 없어 행하여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대개 남쪽 장수는 나아가 취하기에 힘쓰지만 다만 스스로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까닭에 결단하는 데 이르지 못하니 참으로 애석합니다.

협주 1

同日

같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