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2 진사록

병으로 남쪽에 내려가지 못함을 아뢰는 장계病未南下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191자 · 낭독 1.7분

징비록 권12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積傷氣血自前月二十四日得病危重二十餘日不省人事昨日爲始稍省人事尙未擧頭生死難知浮橋則前以驪州牧使金億秋京畿水使李蘋差定造排今已畢造大軍已爲盡渡漢江戶曹判書李誠中以粮餉事隨大軍南下督運饋餉等事必已接濟無闕他餘事臣病勢如此不能料理以有。旨辭緣移文俞泓臣身受重任危病如此差復未有期限此處及東南事勢日益危急而百不料理臥病垂死非徒臣私計悶迫其於公事亦甚狼狽敢望。朝廷速差他人使得幹理其任以便公私

신은 기혈이 오래 상하여 지난달 스무나흗날부터 병을 얻어 위중하였고, 스무 날 넘게 사람 일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어제부터 조금 정신이 들었으나 아직 머리를 들지 못하니 죽고 사는 것을 알기 어렵습니다.

부교는 앞서 여주목사 김억추(金億秋)와 경기수사 이빈(李蘋)을 정하여 만들어 벌이게 하였는데 이제 이미 다 만들었고, 대군이 이미 한강을 다 건넜습니다. 호조판서 이성중(李誠中)이 군량 일로 대군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으니, 실어 나르기를 독촉하고 먹이는 일 따위는 반드시 이미 이어 대어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 밖의 일은 신의 병세가 이러하여 처리하지 못하므로, 내리신 분부의 사연을 유홍(俞泓)에게 공문으로 보냈습니다.

신은 몸에 무거운 소임을 받고도 위태로운 병이 이러하여 나을 기한이 없습니다. 이곳과 동남의 형세는 날로 위급한데 아무것도 처리하지 못한 채 병들어 누워 죽어 가니, 한갓 신의 사사로운 사정이 답답할 뿐 아니라 나랏일에도 몹시 낭패입니다. 감히 바라옵건대 조정은 빨리 다른 사람을 정하여 그 소임을 맡아 다스리게 하시어 공사 간에 편하게 하소서.

협주 1

五月十五日

오월 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