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3 진사록

도원수가 이미 이르렀으므로 곧 떠나 올라가겠다고 달려 아뢰는 장계馳。啓都元帥已到卽時發行上去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189자 · 낭독 1.7분

징비록 권13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旣成此狀。啓未及發送而軍官李惟生還自劉總兵處總兵答書云據來報知倭情叵測隄防當嚴今已發兵二隊先赴大丘屯守明朝統領衆兵俱往云云臣前在軍威道中聞蔚山慶州事急卽送禀帖予劉總兵請速移兵救援而總兵幸卽聽許賊若聞之庶有畏戢自退之望且因李惟生口傳聞都元帥權慄亦已到陜川䇿應等事自當處置臣承。召已久尙此遲滯極爲惶恐卽時發行計料臣大病之餘冒暑駈馳引飲無節因成痢疾氣力委頓寸寸扶曳恐不能計日進程尤爲惶恐

신이 이미 이 장계를 지어 미처 보내지 못하였는데, 군관 이유생(李惟生)이 유 총병이 있는 곳에서 돌아왔습니다. 총병의 답서에 이르기를 「온 보고로 왜의 실정이 헤아릴 수 없음을 아니 방비를 마땅히 엄하게 해야겠다. 이제 이미 군사 두 대를 내어 먼저 대구에 가 진 쳐 지키게 하였고, 내일 아침에 뭇 군사를 거느리고 함께 가겠다」 하였습니다.

신이 앞서 군위 길에 있을 때 울산과 경주가 위급하다는 말을 듣고 곧 품첩을 유 총병에게 보내 속히 군사를 옮겨 구원하기를 청하였는데, 총병이 다행히 곧 들어주었습니다. 적이 이를 들으면 두려워 움츠려 스스로 물러갈 바람이 있습니다. 또 이유생이 말로 전한 바로 도원수 권율(權慄)도 이미 합천에 이르렀다 하니, 대응하는 일은 저절로 처치될 것입니다.

신은 부르심을 받든 지 이미 오래인데 아직 이렇게 지체하니 몹시 황공하여 곧 떠날 셈입니다. 신은 큰 병을 앓은 뒤에 더위를 무릅쓰고 달리며 물 마시기를 절제하지 못하여 이질이 생겼습니다. 기력이 다하여 한 걸음씩 부축을 받아 끌려가니 날을 헤아려 길을 나아가지 못할까 두려워 더욱 황공합니다.

협주 1

품첩(稟帖) —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여쭈어 올리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