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를 받든 뒤에 벼슬을 풀고 돌아가 늙은 어머니를 뵙기를 청하는 장계有。旨祗受後仍請解職歸見老母狀
臣於楊州道中祗受承政院有。旨書狀以臣呈辭歸覲雖出於人子之至情目今南賊尙未渡海西邊又有警報國事艱危甚於前日此豈大臣顧念私家之時乎輕易去國物情悶欝停行還來事有。旨臣俯伏路次惶懼隕越不知所出臣添在大臣之列不念國事艱危徒以區區私情陳瀆。聖聽動招物議有此狼狽失措之事臣罪固難容於萬死矣顚沛道路進退維谷俯仰慙靦罔知所達臣之一家情事他人豈能盡知今日在朝之臣豈有九十之母遠在千里之外三年不得相見如臣者哉宜人情之不見諒也臣若母病不深事勢稍可遲留當此寒月臣以經年病喘何必忍死扶曳跋涉脩程乎誠有所不得已也臣母亂離以後多喪女息憂傷成病今又以念臣之故病勢增添臣之不孝極矣如是而臣忍心不歸諉之曰待國事寧帖國事寧帖旣非朝暮可期其時臣母之存與否又可必耶臣言之至此不能爲心夫母子之情自臣一家而言則固是私事若以。朝廷使人之道而言之則亦天下公理自古世雖危難而此路不可蕪廢今以臣之無狀而公議之不容如此臣所自致尙何言哉臣伏念。聖恩如天無物不遂前此固哀臣之至情難抑已許他大臣出仕後歸省臣祇奉。明旨計日以待今則左相金應南已出供職廟堂不爲無人邊事雖急軍國重務自當句管臣則於此𨻶歸見垂死之母公義私情可謂兩行不悖而出城半日。嚴命又下促臣還。朝臣欲進不得欲去亦難神精瞀亂惶惑失措心火熾發病又添加僵仆於荒墟草野之間呻吟待。命伏乞。聖慈哀之悶之令臣仍奉前。旨寸寸下去以見老母而還如大臣之任不可久曠則亟遞臣職命使臣安心時月之間少免癏曠之罪公私兼濟尤出陶鎔不勝涕泣祈祝之至
신이 양주 길 가운데서 승정원의 유지 서장을 삼가 받았습니다. 그 글에, 신이 사직하고 어버이를 뵈러 가기를 청한 것이 비록 자식 된 이의 지극한 정에서 나왔으나 지금 남쪽 적이 아직 바다를 건너가지 않았고 서쪽 변방에 또 경보가 있어 나랏일의 어렵고 위태로움이 전날보다 심하니 이 어찌 대신이 사삿집을 돌아볼 때이겠는가, 가벼이 나라를 떠나매 물정이 답답해하니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오라 하셨습니다. 신은 길가에 엎드려 황공하고 넋이 떨어져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신은 대신의 반열에 끼어 있으면서 나랏일의 어렵고 위태로움은 생각하지 않고 한갓 구구한 사사로운 정으로 성상의 들으심을 어지럽혀 물의를 일으켰으니, 이처럼 낭패하여 어찌할 바를 잃었습니다. 신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용납되기 어렵습니다. 길에서 엎어지고 나아가고 물러남에 다 막혀, 굽어보고 우러러보매 부끄러워 아뢸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신의 한 집안 사정은 남이 어찌 다 알겠습니까. 오늘 조정에 있는 신하 가운데 아흔 된 어미가 천 리 밖에 멀리 있어 삼 년을 서로 보지 못한 이가 신 같은 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인정이 헤아려 주지 않는 것도 마땅합니다. 신이 만일 어미의 병이 깊지 않고 사세가 조금이라도 머무를 만하였다면, 이 추운 달에 해를 넘긴 병든 숨으로 무엇 하러 죽음을 참고 몸을 끌며 먼 길을 넘고 건너겠습니까. 참으로 마지못한 바가 있습니다.
신의 어미는 난리 뒤에 딸자식을 여럿 잃고 근심과 상심으로 병이 되었는데, 이제 또 신을 생각하는 까닭에 병세가 더하였습니다. 신의 불효가 지극합니다. 이러고도 신이 마음을 참고 돌아가지 않으며 나랏일이 편안해지기를 기다린다고 미룬다면, 나랏일이 편안해지는 것은 이미 아침저녁으로 기약할 바가 아니니 그때에 신의 어미가 살아 있을지 또한 어찌 기필하겠습니까. 신의 말이 여기에 이르매 마음을 가눌 수 없습니다.
무릇 어미와 자식의 정은 신의 한 집안으로 말하면 진실로 사사로운 일이나, 조정이 사람을 부리는 도리로 말하면 또한 천하의 공변된 이치입니다. 예로부터 세상이 비록 위태롭고 어지러워도 이 길은 묵혀 없앨 수 없었습니다. 이제 신이 보잘것없어 공론에 용납되지 못함이 이와 같으니, 신이 스스로 부른 것이라 다시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신이 엎드려 생각하건대 성은이 하늘 같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앞서 진실로 신의 지극한 정을 가엾이 여겨 누르기 어렵다 하시고, 이미 다른 대신이 나와 벼슬한 뒤에 돌아가 살피기를 허락하셨습니다. 신은 밝으신 명을 삼가 받들고 날을 세어 기다렸습니다. 이제는 좌상 김응남(金應南)이 이미 나와 직무를 보아 묘당에 사람이 없지 않고, 변방 일이 비록 급하나 군국의 중한 일은 절로 맡아 다스릴 이가 있습니다. 신은 이 틈에 돌아가 죽어 가는 어미를 보면 공변된 의리와 사사로운 정이 둘 다 행하여 어그러지지 않는다 할 만합니다.
그런데 성을 나선 지 반나절에 엄한 명이 또 내려 신을 재촉하여 조정으로 돌아오라 하십니다. 신은 나아가려 하여도 얻지 못하고 가려 하여도 또한 어렵습니다. 정신이 아득히 어지럽고 어리둥절하여 어찌할 바를 잃었으며, 심화가 불붙듯 일어 병이 또 더쳐 거친 터 풀밭 사이에 쓰러져 신음하며 명을 기다립니다.
엎드려 비옵건대 성상께서 가엾이 여기시고 딱하게 여기시어, 신으로 하여금 앞서 내리신 유지를 그대로 받들어 한 치 한 치 내려가 늙은 어미를 보고 돌아오게 하소서. 만일 대신의 소임을 오래 비울 수 없다면 속히 신의 벼슬을 갈아 주시고, 신으로 하여금 마음을 놓아 한두 달 사이에 직무를 비운 죄나마 조금 면하게 하소서. 공과 사가 아울러 이루어짐이 더욱 가르쳐 기르심에서 나올 것이니, 울며 비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협주 1
甲午冬
갑오년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