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4 진사록

남한산성 쌓는 일을 아뢰는 장계陳修築南漢山城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83자 · 낭독 2.4분

징비록 권14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巡到廣州登南漢山城更爲詳察形勢圖畵上送其城西北東則皆據億丈之峯勢甚斗絕惟南面四千餘尺水口近處頗與外山相連不甚險絕若欲修葺則當先專力於此處然後可無疎虞計其功役浩大非今日人力所易辦出而亦不可以時日望其成就但本邑民情則皆欲以此爲避亂之地今旣略設城門而臣以沿江淺灘等處今已氷解措置尤急故今日發向龍津等處巡審計料僧將惟政來在其處欲與其徒極力修築不意下去南方修築之計尤似遲延且近因兩。天使之行畿甸之民累月出待力甚困疲而今年寒氣入春猶甚高山絕頂氷雪尙在土脈未解旬日之內勢難始役萬一警報稍緩而民力少紓則當觀勢漸次修築以爲永久之圖似爲宜當臣從事官韓浚謙黃海道操鍊防守形止檢擧次分付上送

신이 광주(廣州)에 순행하여 이르러 남한산성에 올라 다시 형세를 자세히 살피고 그림으로 그려 올려 보냅니다. 그 성은 서쪽과 북쪽과 동쪽이 다 억 길 되는 봉우리에 의지하여 형세가 몹시 가파르고 끊겼습니다. 오직 남쪽 사천여 척과 물어귀 가까운 곳이 자못 바깥 산과 이어져 그리 험하고 끊기지 않았습니다. 만일 고쳐 쌓으려면 마땅히 먼저 이곳에 힘을 오로지 한 뒤에야 허술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 공역을 헤아리면 크고 넓어 오늘의 사람 힘으로 쉽게 해낼 바가 아니며, 또한 며칠 사이에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도 없습니다. 다만 본 고을 백성의 뜻은 다 이곳으로 난을 피할 땅을 삼고자 하므로 이제 이미 성문을 대강 베풀었습니다.

신은 강가 얕은 여울 등의 곳이 이제 얼음이 풀려 조처가 더욱 급한 까닭에, 오늘 용진 등지로 떠나 두루 살피려 합니다. 승장 유정(惟政)이 그곳에 와 있어 그 무리와 힘을 다하여 쌓고자 하였는데, 뜻밖에 남쪽으로 내려가게 되어 쌓을 계획이 더욱 더딜 듯합니다.

또 요사이 명나라 사신 두 분의 행차로 기전 백성이 여러 달 나와 기다려 힘이 몹시 고달픕니다. 게다가 올해는 찬 기운이 봄에 들어서도 오히려 심하여 높은 산 끊긴 마루에 얼음과 눈이 아직 있고 흙 줄기가 풀리지 않았으니, 열흘 안에는 형세가 공사를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경보가 조금 늦추어지고 백성의 힘이 조금 펴지면, 마땅히 형세를 보아 차츰차츰 쌓아 길이 갈 꾀를 삼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신의 종사관 한준겸(韓浚謙)은 황해도의 조련하고 막아 지키는 형편을 검거하는 차로 나누어 올려 보냅니다.

협주 1

丁酉二月二日在龍津

정유년 이월 초이틀, 용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