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4 진사록

경기 속오군과 성책 조처한 형편을 아뢰고 아울러 수원 판관 조발을 논상하고 관인을 내려 주기를 청하는 장계陳京畿編伍軍及城栅措置形止且請水原判官趙撥論賞仍給印信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458자 · 낭독 3.8분

징비록 권14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京畿左後營軍臣巡到婆娑城初九日習陣因爲分付江灘防備等事約束罷遣後十六日巡到秃城聚右營軍三千餘名習陣而罷左右道軍人稍分隊伍不失期會則略成頭緒但衣服不備器械未精陣法未熟進退坐作尙多齟齬此乃編朿壠畝之民而間間操閱非坐營養練之兵勢固如此無足恠者惟當不廢鍊習之事日久漸磨成就庶或有用於緩急其中能射之軍則頗多亦有前日經戰可用之兵故使防禦使邊良傑於哨軍之中更加精抄百中取一以爲選兵不限多少以待其用使勇士金瑩等分總別加訓鍊事再三分付秃城則措置已久故城機砲樓木栅軍器比婆娑頗已備具而糧餉亦合米豆皮糓幷五千餘石儲在城中本邑操鍊之軍又二千四百名計垜分配四面以擬䇿應脫有緩急不待遠徵他邑之軍而自可堅守矣城中募入軍士金瑩等數十餘名呈狀于臣云守城將趙撥改築城子造作三門大廳屋宇軍器房室盡皆修繕又勸喩哨軍作爲屯田前年收得稻六百餘石勞苦如此而未有論賞之事群情各自缺然云臣審察秃城措置之事則大槪此人之力爲多似當量加褒獎以慰軍心趙撥雖爲本府判官之任而長在秃城凡文移鍊兵之際無印信每以白文施行願依北靑成興判官之例賜以印信以應公務亦出於軍民情願。朝廷量宜處置

경기 좌후영 군사는, 신이 파사성에 순행하여 이르러 초아흐렛날 진법을 익히고 이어 강여울 방비 등의 일을 분부하고 약속한 뒤에 파하여 보냈습니다. 열엿새에는 독성(禿城)에 순행하여 이르러 우영 군사 삼천여 명을 모아 진법을 익히고 파하였습니다.

좌우도 군인이 대오를 조금 나누어 기약한 모임을 잃지 않으니 두서는 대강 이루었습니다. 다만 옷을 갖추지 못하고 병기가 정하지 못하며 진법이 익지 않아 나아가고 물러나고 앉고 일어서는 것이 아직도 어긋남이 많습니다. 이는 밭이랑의 백성을 묶어 세워 이따금 조련한 것이요 영에 앉아 기른 군사가 아니니, 형세가 진실로 이러함은 괴이할 것이 없습니다. 오직 마땅히 조련하는 일을 폐하지 않고 날이 오래되어 차츰 갈고닦아 이루면 혹 급할 때 쓸 만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활 잘 쏘는 군사가 자못 많고 또 전날 싸움을 겪어 쓸 만한 군사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방어사 변양걸(邊良傑)로 하여금 초군 가운데서 다시 정밀히 가려 백에 하나를 뽑아 선병을 삼되 수를 한정하지 말고 쓸 때를 기다리게 하고, 용사 김영(金瑩) 등으로 하여금 나누어 거느려 따로 더 훈련하게 할 일을 두세 번 분부하였습니다.

독성은 조처한 지 이미 오래인 까닭에 성의 무기와 기구와 포루와 목책과 군기가 파사에 견주어 자못 이미 갖추어졌고, 군량도 쌀과 콩과 피곡을 합쳐 오천여 석을 성 안에 쌓아 두었습니다. 본 고을에서 조련한 군사가 또 이천사백 명이라, 성가퀴를 헤아려 네 면에 나누어 배치하여 응변에 대비하게 하였으니 만일 급한 일이 있어도 멀리 다른 고을 군사를 부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절로 굳게 지킬 수 있습니다.

성 안에 모집해 들인 군사 김영 등 수십여 명이 신에게 글을 올려 이르기를, 수성장 조발(趙撥)이 성을 고쳐 쌓고 세 문과 대청과 집을 지었으며 군기와 방을 다 고쳐 손질하였고, 또 초군을 권하고 타일러 둔전을 만들어 지난해 벼 육백여 석을 거두었습니다. 수고로움이 이와 같은데 논상하는 일이 없어 뭇 마음이 각기 서운해합니다 하였습니다.

신이 독성을 조처한 일을 살펴보니 대개 이 사람의 힘이 많았으므로, 마땅히 헤아려 기리고 표창하여 군사의 마음을 위로함이 옳을 듯합니다. 조발은 비록 본 부의 판관 소임이나 늘 독성에 있어, 무릇 문서를 옮기고 군사를 조련할 즈음에 관인(印信)이 없어 매양 도장 없는 문서로 시행합니다. 원컨대 북청과 성흥(成興) 판관의 예에 따라 관인을 내려 주시어 공무에 응하게 하소서. 이 또한 군사와 백성이 바라는 바에서 나온 것이니, 조정에서 마땅함을 헤아려 처치하소서.

협주 2

선병(選兵) — 가려 뽑은 군사다.

피곡(皮穀) — 껍질을 벗기지 않은 곡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