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4 진사록

수령의 잘하고 못함을 조사하여 아뢰는 장계查。啓守令能否狀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37자 · 낭독 2.2분

징비록 권14 진사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臣今行所經各官守令考其政續有能有否所當查竅。啓聞以爲勸懲南陽府使李慶涵政尙寬簡一境吏民皆出便之利川府使成泳自奉淸簡愛民以誠雖政專惠愛事或不擧而撫字心勞亦自攤得此二人似當量加褒錄振威縣令俞大衡鍊兵等事無意擧行擅自數易哨官以紊軍政且侵暴軍士水軍一人有結項致死者所當罷黜竹山一邑居畿甸前面接連忠州淸州之路今雖殘破若能保葺完實則實一道控扼之地縣監姜翼文雖無顯然過尤而疲軟不能勝任所當遞差大抵振威竹山兩邑乃是直路劇地守令非尋常苟充之人所可堪任勿論文武門蔭以勤幹慈詳曾有聲績者十分擇差下送

신이 이번 길에 지나온 각 고을 수령의 정사 실적을 상고하니 잘하는 이도 있고 못하는 이도 있어, 마땅히 조사하여 아뢰어 권하고 징계하는 바탕으로 삼겠습니다.

남양 부사 이경함(李慶涵)은 정사가 너그럽고 간략함을 숭상하여 한 지경의 아전과 백성이 다 편하게 여깁니다. 이천 부사 성영(成泳)은 제 몸 받들기를 맑고 간략히 하고 백성 사랑하기를 정성으로 하니, 비록 정사가 은혜와 사랑에 치우쳐 일이 더러 거행되지 않으나 어루만져 기르기에 마음을 수고로이 함은 또한 스스로 얻은 바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마땅히 헤아려 기리어 적음이 옳을 듯합니다.

진위 현령 유대형(俞大衡)은 군사를 조련하는 등의 일을 거행할 뜻이 없고 제 마음대로 초관을 자주 바꾸어 군정을 어지럽혔으며, 또 군사를 침노하고 사납게 굴어 수군 하나가 목을 매어 죽기에 이르렀으니 마땅히 벼슬을 떼어 내치실 것입니다.

죽산 한 고을은 기전의 앞면에 있어 충주와 청주 길에 이어 닿습니다. 이제 비록 무너져 황폐하였으나 만일 지키고 기워 실하게 하면 실로 한 도의 다잡을 땅입니다. 현감 강익문(姜翼文)은 비록 드러난 허물은 없으나 무르고 약하여 감당하지 못하니 마땅히 갈아야 할 것입니다.

대개 진위와 죽산 두 고을은 바로 큰길의 요긴한 자리라 수령은 예사로 구차히 채울 사람이 감당할 바가 아닙니다. 문관이든 무관이든 문음이든 가리지 말고, 부지런하고 재간 있으며 자상하여 일찍이 명성과 치적이 있던 이로 십분 가려 내려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