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5 군문등록

군문에서 오간 글을 베껴 적으며軍門謄錄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111자 · 낭독 1분

징비록 권15 군문등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乙未余以首相承。命兼京畿黃海平安咸鏡都體察使之任戊戌春辭遞其局亦罷凡。啓草及文移令廳吏方秀謄出名曰軍門謄錄其散落未收者又三之二余以駑劣當國事艱危職兼內外無一事裨補徒然去位辱。聖主知遇今看是錄憮然自愧因志數話於卷端使覽者知余之罪云

을미년에 나는 수상으로서 명을 받아 경기·황해·평안·함경 도체찰사의 임무를 겸하였다가, 무술년 봄에 사직하여 갈리니 그 관청도 또한 파하였다. 무릇 아뢴 글의 초고와 오간 공문을 관청 아전 방수(方秀)에게 베껴 내게 하고 이름을 「군문등록」이라 하였다. 그 흩어져 거두지 못한 것이 또 삼분의 이다.

나는 노둔하고 못난 몸으로 나라 일이 어렵고 위태로운 때를 당하여 직임이 안팎을 겸하였으나, 한 가지 일도 보탬이 되지 못하고 헛되이 자리를 떠나 성주께서 알아주신 은혜를 욕되게 하였다. 이제 이 기록을 보니 멍하니 스스로 부끄럽다. 그래서 몇 마디를 책머리에 적어 보는 이로 하여금 나의 죄를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