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5 군문등록

경기에 보내 군사를 가르쳐 익히게 한 글移京畿敎鍊軍兵文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324자 · 낭독 2.7분

징비록 권15 군문등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國家南北邊患未息敎鍊軍卒以備不虞日急一日但爲之不得其方使民間騷擾而奸吏弄術或令聚會官門或令聚會鎭管褁糧往來到處留連民弊多端怨咨因起事未見效而民力先困今兵曹武學事目深念此弊鍊兵之規簡便磨鍊使各官四大面各村別定謹愼有心計勤幹可任之人設爲哨官使之自擇旗隊總仍於村里地勢便近之處立武塲每於農𨻶閒暇之時隨便鍊習事已爲。啓下知委鎭管及各官守令遵依事目之意先擇哨官又擇旗隊總各在其處鍊兵無逐日往來遠處之弊又無兵房色吏操弄侵徵之患不勞而有成矣今年禾稼少豐民間幸免艱食之虞且當農𨻶無事之際政好鍊兵習射之事失今不爲則更待何時今防禦使爲此事下去毋踵前日之習聽依防禦使指揮從便處置使民心樂趨而軍政修擧哨官中若有盡心其事使所管軍卒精鍊成就則當論賞。啓聞實職除授以爲激勸之地幷詳審擧行

나라의 남북 변방 근심이 그치지 않아 군졸을 가르쳐 익혀 뜻밖의 일에 대비함이 날로 급하다. 다만 하는 데 그 방도를 얻지 못하여 민간을 소란하게 하고, 간사한 아전이 농간을 부려 더러 관문에 모이게 하고 더러 진관에 모이게 하여 양식을 싸 지고 오가며 곳곳에 머무르니, 백성의 폐단이 갈래가 많고 원망이 이로 말미암아 일어나 일은 효험을 보지 못하고 백성의 힘이 먼저 지친다.

이제 병조의 무학 사목은 이 폐단을 깊이 생각하여 군사 익히는 규례를 간편하게 다듬었다. 각 고을 네 큰 면의 각 마을로 하여금 삼가고 헤아림이 있으며 부지런하여 맡길 만한 사람을 따로 정해 초관으로 삼고, 그로 하여금 기총과 대총을 스스로 고르게 하며, 마을에서 지세가 편하고 가까운 곳에 무예 익히는 마당을 세워 농사 짬 한가한 때마다 편한 대로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이 일은 이미 아뢰어 내려져 진관과 각 고을 수령에게 알렸으니, 사목의 뜻을 좇아 먼저 초관을 고르고 또 기총·대총을 골라 각각 제자리에서 군사를 익히면, 날마다 먼 곳을 오가는 폐단이 없고 또 병방 색리가 농간하여 침노하고 거두는 근심이 없어 힘들이지 않고 이룸이 있을 것이다.

올해 곡식이 조금 넉넉하여 민간이 다행히 먹을 것이 어려운 근심을 면하였고, 또 농사 짬 일 없는 때를 당하였으니 바로 군사를 익히고 활쏘기를 익히기에 좋다. 이때를 놓치고 하지 않으면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겠는가. 이제 방어사가 이 일로 내려가니, 지난날의 버릇을 따르지 말고 방어사의 지휘를 좇아 편한 대로 처치하여 민심이 즐겨 따르고 군정이 닦여 일어나게 하라.

초관 가운데 만일 그 일에 마음을 다하여 맡은 군졸을 정밀히 익혀 이룬 자가 있으면, 마땅히 상을 의논하여 아뢰고 실직을 내려 권장하는 바탕으로 삼을 것이니 아울러 자세히 살펴 거행하라.

협주 1

乙未十月十八日

을미년 시월 열여드렛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