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5 군문등록

경기 순찰사에게 보낸 글移京巡察使文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380자 · 낭독 3.1분

징비록 권15 군문등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今此鍊兵之意欲令各面各里各村團聚丁壯隨便鍊習使之各保鄕井而守令不深究其意爲哨官者亦莫知其何事視爲括軍赴防之類規避而謀免者亦有之誠爲可歎當初別爲武學事目而指授者只是在處束伍如鄕徒作契而射者爲射炮槍者爲炮槍隊伍旣成之後卽爲一番巡試能於習藝而哨官旗隊總誠心幹事者破格論賞或蠲免家口雜役以示特異之意而今聞抄軍之時猶踵前習委諸兵房鄕所之手而不令哨官旗隊總專掌爲之兵書內一隊之軍考察能否旗總隊總哨官幷以次連坐而行賞罰今者哨官旗隊總若不等等自擇則他日巡試之時何據而爲賞罰乎且年五十歲以下十五歲以上不至殘病者則雖不解操弓者皆可編入行伍且又雖過五十歲而勇力絕偷者則亦不當以年歲爲拘要之男丁則盡令爲兵而常時俱不忘鍊藝然後鄕井可保而後日必有其利矣紀效新書編伍法一件書迭訓鍊都監印出事目隊伍容貌册計其各官數印送更宜明白分付使之曉然悉知此意後日親巡試才時當查覈擧行與否另行黜陟幷相考施行

이제 이 군사를 익히는 뜻은 각 면·각 이·각 촌에서 장정을 모아 편한 대로 익히게 하여 저마다 제 고장을 보전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수령이 그 뜻을 깊이 궁구하지 않고 초관 된 자도 또한 그것이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하여, 군사를 뽑아 변방 수자리에 나아가는 따위로 보아 규례를 피하여 면할 꾀를 내는 자도 있으니 참으로 탄식할 만하다.

처음에 따로 무학 조목을 만들어 가르쳐 준 것은, 다만 있는 곳에서 대오를 묶어 향도가 계를 맺어 활을 쏘듯 하게 하려는 것이니, 활을 쏘는 자는 사수가 되고 총과 창을 쓰는 자는 포수와 창수가 되는 것이다. 대오가 이미 이루어진 뒤에는 곧 한 번 돌며 시험하여, 재주를 익히는 데 능하고 초관과 기총·대총으로 정성껏 일을 맡아 한 자는 격식을 깨고 상을 논하거나 집안 식구의 잡역을 덜어 주어 특별히 다르게 여기는 뜻을 보이려 하였다.

그런데 이제 들으니 군사를 뽑을 때 오히려 전날의 버릇을 좇아 병방과 향소의 손에 맡기고 초관과 기총·대총으로 하여금 오로지 맡아 하게 하지 않는다 한다. 병서에 한 대의 군사를 능한지 아닌지 살펴 기총·대총·초관을 아울러 차례로 연좌하여 상과 벌을 행한다 하였으니, 이제 초관과 기총·대총이 만일 등급을 매겨 스스로 가리지 않으면 뒷날 돌며 시험할 때 무엇에 근거하여 상과 벌을 주겠는가.

또 나이 쉰 살 아래 열다섯 살 위로 병들어 쇠약하지 않은 자는 비록 활 다루기를 모르더라도 다 행오에 넣을 수 있고, 또 비록 쉰 살이 넘었더라도 용맹과 힘이 남달리 뛰어난 자는 또한 나이로 거리낄 것이 아니다. 요컨대 남정은 다 군사가 되게 하여 늘 재주 익히기를 잊지 않은 뒤에야 고장을 보전할 수 있고 뒷날 반드시 그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기효신서(紀效新書)의 대오 묶는 법 한 벌과 훈련도감에서 박아 낸 조목, 대오의 용모책을 그 고을 수효를 헤아려 박아 보내니, 다시 마땅히 밝게 분부하여 이 뜻을 환히 다 알게 하라. 뒷날 몸소 돌며 재주를 시험할 때 거행하였는지 아닌지를 조사하여 따로 내치고 올리는 일을 행할 것이니, 아울러 상고하여 시행하라.

협주 1

十二月十八日

십이월 열여드렛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