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과 장수와 군관을 단속하여 보낸 글約束守令將官文
古人云天下雖安忘戰必危况於今日乎鍊兵之爲急務雖行道之人皆知其不可已况於守土之臣當事任官之人乎然人心積成怠慢有志者少無志者多往往以此重事視之爲文具塞責之事唱而不和似無感動奮發之意尋常痛歎不得不更申敎我其各洗心惕慮悉意遵行今此鍊兵之規非欲病民只欲便民使平居則隣里相保捍禦土賊有事則同心一力以衛。國家之急如斯而已然又不可渙散無統故置哨官以統旗總旗總以統隊長隊長以統軍士欲其互相維持互相敎訓互相聽受無前日烏合土崩之患也大要守令謹擇哨官哨官謹擇旗總旗總謹擇隊長而軍士則亦必以隣里附近之人隨其見在之數團結爲隊此其但欲其無往來遠處招呼聚集之弊也蓋以旣居一里則面目相熟情志相親患難足以相救守望足以相助其與居在異地平生不相識面而一時聚合名爲隊伍者其效自不同也哨官之任極爲重大至於旗隊總之任亦爲非輕苟非其人非徒無益必有民弊自今以後守令三令五申約束哨官哨官約束旗隊總各各盡心所任之事必使愛恤所率軍人如一家之人一毫不得侵擾軍人亦視哨官如一家之長凡有敎令一一遵行無敢違越本府時時發遣防禦使巡視各官各哨能否校其軍人成才多少一邑之事則責之守令一哨之事則責之哨官能者。啓聞論賞不能者差次施罰决不輕貸今將應行事宜開坐于後
옛사람이 이르기를 천하가 비록 편안하여도 싸움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롭다 하였으니, 하물며 오늘날이겠는가. 군사를 익히는 것이 급한 일이 됨은 비록 길 가는 사람이라도 다 그만둘 수 없음을 아는데, 하물며 땅을 지키는 신하와 일을 맡은 벼슬아치이겠는가.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게으름을 쌓아 이루어 뜻이 있는 자는 적고 뜻이 없는 자가 많아, 이따금 이 중한 일을 보기를 글로 꾸며 책임이나 면할 일로 여긴다. 불러도 화답하지 않아 감동하여 떨쳐 일어날 뜻이 없는 듯하니 늘 아프게 탄식한다. 그러므로 다시 거듭 알리지 않을 수 없으니, 저마다 마음을 씻고 두렵게 생각하여 뜻을 다해 좇아 행하라.
이제 이 군사를 익히는 규례는 백성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백성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다. 평소에는 이웃 마을이 서로 보전하여 토적을 막아 지키고, 일이 있으면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하나로 하여 나라의 급함을 지키게 하려는 것일 따름이다. 그러나 또한 흩어져 거느림이 없어서는 안 되므로, 초관을 두어 기총을 거느리게 하고 기총이 대장을 거느리게 하며 대장이 군사를 거느리게 하여, 서로 붙들고 서로 가르치고 서로 받아들여 전날의 까마귀 떼처럼 모였다가 흙처럼 무너지던 근심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큰 요체는 수령이 초관을 삼가 가리고 초관이 기총을 삼가 가리며 기총이 대장을 삼가 가리는 데 있다. 군사는 또한 반드시 이웃 마을 가까이 사는 사람으로 그때 있는 수를 좇아 뭉쳐 대를 만든다. 이는 다만 먼 곳을 오가며 불러 모으는 폐단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대개 이미 한 마을에 살면 얼굴이 서로 익고 뜻이 서로 친하여, 환난에 서로 구할 만하고 지키고 망보는 데 서로 도울 만하다. 그것이 다른 땅에 살아 평생 서로 얼굴도 알지 못하다가 한때에 모여 대오라 이름하는 것과는 그 효험이 절로 같지 않다.
초관의 소임은 지극히 중대하고 기총·대총의 소임에 이르러서도 또한 가볍지 않으니,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한갓 유익함이 없을 뿐 아니라 반드시 백성의 폐단이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수령은 세 번 영을 내리고 다섯 번 거듭하여 초관을 단속하고, 초관은 기총·대총을 단속하여 각각 맡은 일에 마음을 다하라. 반드시 거느리는 군인을 한집안 사람처럼 사랑하고 돌보아 털끝만큼도 침노하지 못하게 하고, 군인도 또한 초관 보기를 한집안의 어른같이 하여 무릇 가르쳐 영을 내림이 있으면 하나하나 좇아 행하고 감히 어기지 말라.
본부는 때때로 방어사를 보내어 각 고을 각 초의 능한지 아닌지를 돌아보고 그 군인의 재주 이룬 수가 많고 적음을 견주게 할 것이다. 한 고을의 일은 수령에게 책임을 묻고 한 초의 일은 초관에게 책임을 물어, 능한 자는 임금께 아뢰어 상을 논하고 능하지 못한 자는 등급을 나누어 벌을 베풀되 결코 가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마땅히 행할 일들을 뒤에 벌여 적는다.
협주 1
丙申正月三日
병신년 정월 초사흘
一京畿道內各官軍士已分京前京後京左京右爲四營一營統五司一司總五哨一司之中亦以東西南北中央分爲五哨名爲左哨右哨前哨後
하나. 경기도 안 각 고을의 군사를 이미 경기 전·후·좌·우로 나누어 네 영을 삼았다. 한 영이 다섯 사를 거느리고 한 사가 다섯 초를 거느리며, 한 사 안에서도 또한 동·서·남·북·중앙으로 나누어 다섯 초를 삼아 좌초·우초·전초·후초·중초라 이름한다.
哨中哨務在量其道里之遠近居民之疎密往來便宜使整整齊齊如綱
힘쓸 바는 길의 멀고 가까움과 사는 백성의 성기고 빽빽함과 오가기에 편한지를 헤아려 가지런하고 가지런하게 하는 데 있으니,
目之相維而不相紊此軍政大段而於事亦無難行者更加詳審着實施
벼리와 그물눈이 서로 매여 어지럽지 않은 것과 같게 하라. 이는 군정의 큰 줄기요 일에 있어서도 또한 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니, 다시 더 자세히 살펴 착실히
行
시행하라.
一今日亂離之餘各村民居稀闊或數里而一家或十里而一村團聚收合以爲一哨鍊兵之際若使之逐日來聚於一處則必有往來煩擾之弊民
하나. 오늘날 난리를 겪은 나머지 각 촌의 백성 사는 곳이 드물고 넓어, 더러는 몇 리에 한 집이요 더러는 십 리에 한 촌이다. 이를 뭉쳐 거두어 한 초를 삼으니, 군사를 익힐 때 만일 날마다 한곳에 와서 모이게 하면 반드시 오가는 번거롭고 시끄러운 폐단이 있어 백성의
情恐亦不便平時則使隊總旗總知委各於其所居或習射或習用槍疾
마음에 또한 편하지 않을까 두렵다. 평시에는 대총과 기총으로 하여금 알려 각각 그 사는 곳에서 활쏘기를 익히거나 창 쓰기와 빨리
走等事哨官則於所統三旗內巡環試才農隙則稍數農時則稍疎數則
달리기 따위를 익히게 하고, 초관은 거느리는 세 기 안을 돌며 재주를 시험하되 농한기에는 조금 잦게 하고 농사철에는 조금 성기게 한다. 잦게 할 때는
每初五日內試一哨之軍書其中數次五日試二旗之軍書其中數如右
초닷새 안에 한 초의 군사를 시험하여 그 맞힌 수를 적고, 다음 닷새에 두 기의 군사를 시험하여 그 맞힌 수를 적기를 위와 같이 하며,
又次五日畢試三旗之軍每十五日而一試則一月再試疏則每初旬試
또 다음 닷새에 세 기의 군사를 다 시험한다. 열닷새마다 한 번 시험하면 한 달에 두 번 시험하는 것이다. 성기게 할 때는 초순마다
一旗之軍再旬試二旗三旬試三旗一月一試極農五六月則停止使之
한 기의 군사를 시험하고 중순에 두 기를 시험하며 하순에 세 기를 시험하니 한 달에 한 번 시험하는 것이다. 농사가 한창인 오뉴월에는 그쳐서
專力於農務守令亦一月一次或二月一次合試境內諸哨之軍校其成
농사일에 힘을 오로지하게 한다. 수령도 또한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 경내 여러 초의 군사를 합하여 시험하고, 그 이룬
才多少申報幕中以行賞罰
재주의 많고 적음을 막중에 보고하여 상과 벌을 행한다.
一近日他道之軍則分屬各處有巡察使軍兵水使軍防禦使軍巡邊使軍助防將軍守令之軍各自爭占軍政大擾調發之際文移夾馳眩於奉行
하나. 요사이 다른 도의 군사는 여러 곳에 나뉘어 딸려, 순찰사의 군사가 있고 병사와 수사의 군사가 있으며 방어사의 군사가 있고 순변사의 군사가 있으며 조방장의 군사가 있고 수령의 군사가 있어, 저마다 다투어 차지하니 군정이 크게 어지럽다. 군사를 불러 낼 때 공문이 뒤섞여 달려 받들어 행하는 데 어지러워
不知適從此是今日極弊故今則一邑之軍盡屬於守令有事調發守令
어디를 좇을지 알지 못하니 이것이 오늘날의 지극한 폐단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한 고을의 군사를 다 수령에게 딸리게 하여, 일이 있어 불러 낼 때 수령이
各率其軍來聽大將之令惟其所用此最爲簡要若軍不齊一或敎鍊怠
각각 그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대장의 영을 듣고 오직 그 쓰는 바를 따르게 하니 이것이 가장 간단하고 요긴하다. 만일 군사가 가지런하지 못하거나 가르치고 익히기를 게을리
慢則其責不歸於他人而歸於守令各各盡心施行
하면 그 책임이 남에게 돌아가지 않고 수령에게 돌아갈 것이니, 저마다 마음을 다하여 시행하라.
一我國不閑陣法今此團聚民兵若無敎訓之人則如盲者之不識道路極爲可慮近日唐敎師分敎各道之弊甚矣本道則唐敎師下去事已極力
하나. 우리나라는 진법에 익숙하지 못하니, 이제 이 백성 군사를 뭉쳐 모아 놓고 만일 가르칠 사람이 없으면 눈먼 이가 길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 지극히 염려스럽다. 요사이 중국 교사가 각 도에 나뉘어 가르치는 폐단이 심하다. 본도는 중국 교사가 내려가는 일을 이미 힘을 다하여
防塞知委民間使勿驚擾龍津別將許售往在忠淸道安興梁時善於敎
막고 민간에 알려 놀라 시끄럽지 않게 하였다. 용진 별장 허수(許售)는 지난날 충청도 안흥량에 있을 때 가르치기를
誨故營將兼差使之往來諸邑哨官一同敎誨軍士幷爲知委施行
잘하였으므로 영장을 겸하여 차임하여 여러 고을을 오가게 하니, 초관이 한가지로 군사를 가르치도록 아울러 알려 시행하라.
一農隙務閒之時防禦使持令旗出去五司之軍聚合於一處爲大習陣臨時聽傳令施行
하나. 농한기로 일이 한가한 때에는 방어사가 영기를 가지고 나가 다섯 사의 군사를 한곳에 모아 크게 진법을 익히되, 그때에 미쳐 전하는 영을 듣고 시행하라.
一哨官勤於其事所率軍士無弊敎訓使軍心親附無怨苦之事成才數多則其中特異者當各別。啓聞除職預爲知悉䇿勵
하나. 초관이 그 일에 부지런하여 거느리는 군사를 폐단 없이 가르치고 익혀, 군사의 마음이 가까이 따르고 원망하고 괴로워하는 일이 없으며 재주를 이룬 수가 많으면, 그 가운데 특별히 뛰어난 자는 마땅히 각별히 임금께 아뢰어 벼슬을 내릴 것이니 미리 다 알아 힘쓰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