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5 군문등록

함경도 순찰사와 남도·북도 병사에게 보낸 글移咸鏡道巡察使南北兵使文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332자 · 낭독 2.8분

징비록 권15 군문등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鍊兵一事。朝廷命下外方所爲尙未有頭緒虛度時日良爲可歎兵曹頃日磨鍊武學事目。啓下知委其意欲使邑求於其面面求於其里里求於其村村求於其人所謂綱擧而目隨卽古者比閭出兵之遺意無徵發往來之擾無合聚餉食之費一番整勅之後百事惟意平時則如鄕徒習射之爲而防備土賊患難相救有急則各哨官旗隊總領其所鍊之軍而聽其調用允爲利益此事若善爲措置則萬一遇有邊患精勇俱發有手足相救之形而括軍擾民之弊可以袪矣且本道南官各邑多有從軍力戰之人而或功多而賞典不及頗有怨望之心或上之人無推起使用之者而在家間臥者亦不爲少此輩隨便盡爲調發或施俵賞饋遺蠲除完護之恩使人情聳動而相慰且雖調出而勿爲發遣分力作爲一隊使之自當一面大槪治兵之事如治亂繩必以誠心臨之勤加振作又必有賞罰之柄而頻數試才有所勸獎然後可期成效矣各別申勅施行

군사를 익히는 한 가지 일은 조정의 명이 내렸으나 바깥 고을에서 하는 바가 아직 실마리가 없어 헛되이 날을 보내니 참으로 탄식할 만하다. 병조가 지난날 무학 조목을 마련하여 임금께 아뢰어 내려 알렸으니, 그 뜻은 고을은 그 면에서 구하고 면은 그 이에서 구하며 이는 그 촌에서 구하고 촌은 그 사람에서 구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른바 벼리를 들면 그물눈이 따라오는 것이요 곧 옛날 마을에서 군사를 내던 남은 뜻이다. 불러 모으느라 오가는 시끄러움이 없고 모여서 먹이는 비용이 없으니, 한 번 정돈한 뒤에는 온갖 일이 뜻대로 될 것이다.

평시에는 향도가 활쏘기를 익히듯 하여 토적을 방비하고 환난에 서로 구하며, 급함이 있으면 각 초관과 기총·대총이 그 익힌 군사를 거느리고 불러 쓰는 데 따르게 하니 진실로 이로운 일이다. 이 일을 만일 잘 조치하면 만에 하나 변방의 근심을 만나도 정예하고 날랜 군사가 함께 나아가 손발이 서로 구하는 형세가 있어, 군사를 긁어모아 백성을 시끄럽게 하던 폐단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또 본도 남관의 여러 고을에는 종군하여 힘써 싸운 사람이 많은데, 더러는 공이 많아도 상전이 미치지 못하여 자못 원망하는 마음이 있고, 더러는 윗사람이 끌어 일으켜 써 주는 이가 없어 집 안에 누워 있는 자도 또한 적지 않다. 이 무리는 편한 대로 다 불러 내어, 더러는 상을 나누어 주고 먹을 것을 보내며 부역을 덜어 주고 보살펴 주는 은혜를 베풀어 인정이 솟구쳐 서로 위로하게 하라. 또 비록 불러 내더라도 딴 곳으로 보내지 말고 힘을 나누어 한 대를 만들어 스스로 한 면을 맡게 하라.

대개 군사를 다스리는 일은 어지러운 노끈을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반드시 참된 마음으로 임하여 부지런히 떨쳐 일으키고, 또 반드시 상과 벌의 자루를 쥐고 자주 재주를 시험하여 권장하는 바가 있은 뒤에야 효험을 이룰 것을 기약할 수 있다. 각별히 단속하여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