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부에 보낸 글移水原府文
右營所屬軍士尙未束伍延拖時日已經累月外方不行。朝廷號令類多如此極爲駭愕前日防禦使具思稷束伍成册相考則不惟亂雜無統成册內不書軍人姓名但云實軍幾名有故幾名未知某軍爲實某軍有故有同畫水而求痕以此而名爲鍊兵無異於兒戱大抵一營統五司一司統五哨一哨統三旗一旗統三隊一隊幷火兵十一人乃是束伍大綱故哨官自擇旗總旗總自擇隊長隊長自抄其軍他日軍士不整壯弱不分則哨官當自受其罪不可歸之於他人故軍不得不精敎不得不勤可用放戰陣所謂多多益辦只是分數明者誠非虛言也令之爲將者全不知此意且傲然自大自以爲無所不能於此等精微曲折皆不致意尤可歎息水原常時軍兵之數至於一萬七千餘名今雖兵火之後不應但有千餘名此必哨官不自抄軍而使都訓導色吏操縱用手於其間致令如此往者已矣自今更爲詳察聽今去都監聽用官全尙文所言親自束伍自一哨二哨次次傳令各率其軍來集府中點閱軍卒逐一成册火迫上送一營五司軍人畢束伍後卽時牒報則當發送鍊兵牌且遣副使合五司之軍習陣秃城急速施行
우영에 딸린 군사가 아직 대오를 묶지 못하고 날을 끌어 이미 여러 달이 지났다. 바깥 고을이 조정의 호령을 행하지 않는 것이 대개 이와 같으니 지극히 놀랍다. 지난날 방어사 구사직(具思稷)이 대오를 묶어 만든 장부를 상고하니, 어지럽고 섞여 거느림이 없을 뿐 아니라 장부 안에 군인의 성명을 적지 않고 다만 실제 군사 몇 명, 탈이 있는 자 몇 명이라고만 하였으니, 어느 군사가 실제 군사이고 어느 군사가 탈이 있는 자인지 알 수 없어 물에 그림을 그려 놓고 자취를 찾는 것과 같다. 이것을 가지고 군사를 익힌다 이름하니 아이들 장난과 다름이 없다.
대저 한 영이 다섯 사를 거느리고 한 사가 다섯 초를 거느리며 한 초가 세 기를 거느리고 한 기가 세 대를 거느리며 한 대는 밥 짓는 군사까지 합하여 열한 사람이니, 이것이 곧 대오를 묶는 큰 벼리다. 그러므로 초관이 스스로 기총을 가리고 기총이 스스로 대총을 가리며 대총이 스스로 그 군사를 뽑는다. 뒷날 군사가 가지런하지 못하고 씩씩한 자와 약한 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초관이 마땅히 스스로 그 죄를 받을 것이요 남에게 돌릴 수 없다. 그러므로 군사가 정예하지 않을 수 없고 가르치기를 부지런히 하지 않을 수 없어 싸움터에 내놓아 쓸 만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잘 다룬다는 것도 다만 나눔이 밝은 것이니 참으로 빈말이 아니다.
이제 장수 된 자가 전혀 이 뜻을 알지 못하고 또 거만하게 스스로 크다 하여 못 할 것이 없다 여겨, 이런 정밀하고 자세한 곡절에 다 뜻을 두지 않으니 더욱 탄식할 만하다. 수원은 평시에 군병의 수가 일만 칠천여 명에 이르렀으니, 이제 비록 병화를 겪은 뒤라도 다만 천여 명만 있을 리가 없다. 이는 반드시 초관이 스스로 군사를 뽑지 않고 도훈도와 색리로 하여금 그 사이에서 농간을 부리게 하여 이에 이른 것이다.
지난 일은 그만이거니와 이제부터 다시 자세히 살피라. 이번에 가는 도감의 청용관(聽用官) 전상문(全尙文)이 말하는 바를 듣고 몸소 스스로 대오를 묶되, 한 초 두 초로부터 차례차례 영을 전하여 각각 그 군사를 거느리고 부중에 와 모이게 하여 군졸을 점고하고 하나하나 장부를 만들어 불같이 급히 올려 보내라. 한 영 다섯 사의 군인이 대오 묶기를 마친 뒤에 곧 보고하면 마땅히 군사 익히는 패를 보낼 것이요, 또 부사를 보내어 다섯 사의 군사를 합하여 독성에서 진법을 익히게 할 것이니 급히 시행하라.
협주 3
二月一日
이월 초하룻날
청용관(聽用官) — 훈련도감에서 부리던 벼슬로 봄.
영 아래로 사(司)·초(哨)·기(旗)·대(隊)의 차례로 군사를 묶었다. 사에는 파총, 초에는 초관, 기에는 기총, 대에는 대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