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순찰사와 좌우 방어사에게 보낸 글移京畿巡察使左右防禦使文
近自亂離以後民心不定少有警報無論虛實輒皆驚駭老幼奔波不知所適往往死於土賊塡於溝壑雖幸而得生者一離鄕士資糧殫竭得食無路餓死於山谷之間不能接濟其勢將盡死亡而後已極爲寒心原其所以致此者不但民心動搖不能鎭定所致實由於無可恃之處雖欲入保而不可得故倉皇顚仆不能自定其亦事勢所然也如水原之民則以秃城爲固故往日驚動之時一府之民獨不動搖此有所恃而不動之驗也今宜於各邑人民居住道里頗近形勢便好處擇其險要可保之地漸次修築預爲區畫知委使某處之民入於某處假使丁壯調發出戰而老弱相聚其中多設石車以待之盡收公私積蓄於其中列屯相望無事之時則下山耕種無復憂念有事則擕其所有卽爲入保則賊雖欲衝突而不可得且四面淸野鹵掠無得則不過數日其勢自窘乘其惰歸之際而迭出銳師處處遮截則蔑不勝矣今日禦賊保民之要惟此爲長䇿不可少緩特患人無遠慮不肯致力於此事只以奔竄爲得計未知奔竄之後將無往也水原秃城旣爲右營營所屬之軍分爲五司亦當以五司所近之處曉諭人民於農隙務閒之際漸次修葺入保之處一處如此他處亦然不過一年半年而形勢自成其與拱手而坐待死亡者利害較然矣仁川亦有山城開其處之民則皆欲入保山城此亦民情所願故已爲聽許專責本府官員修葺其他如雙阜等處及他餘民居稠密形勢險要處必非一二遍可巡歷看審便否逐一馳報且曉諭人民以此乃爲民非但爲國也民雖至愚必有知其利害之實而卽相聽從者更加至誠告諭龍仁石城山城在直路之衝形勢甚好而民力不齊至今不得成就亦爲可惜防禦使卽爲審視量其功役多少馳報則農務稍歇之後以前營所屬之軍限二日赴役無妨婆娑城亦當依此以驪州利川楊根軍人修築此不過一二日之役而可爲萬世之利民心亦必不至於厭苦更爲參商便否牒報施行
요사이 난리를 겪은 뒤로 민심이 정해지지 않아 조금이라도 경보가 있으면 허실을 가릴 것 없이 문득 다 놀라고 두려워한다. 늙은이와 어린이가 달아나 갈 바를 알지 못하여 왕왕 토적에게 죽거나 구렁에 메워진다. 비록 다행히 살아난 자도 한번 고향을 떠나면 양식이 다하여 먹을 길이 없어 산골에서 굶어 죽는다. 서로 건져 주지 못하니 그 형세가 장차 다 죽은 뒤에야 그칠 것이라 지극히 한심하다.
그 이렇게 된 까닭을 따져 보면, 다만 민심이 흔들려 진정하지 못한 탓만이 아니다. 실로 믿을 만한 곳이 없어 비록 들어가 보전하고자 하여도 될 수 없는 데서 말미암는다. 그러므로 허둥지둥 엎어져 스스로 정하지 못하니 그 또한 사세가 그러한 것이다. 수원 백성 같은 이는 독성을 굳다 하였으므로 지난날 놀라 움직이던 때에 한 고을 백성만이 홀로 흔들리지 않았다. 이는 믿을 데가 있어 움직이지 않은 증거다.
이제 마땅히 각 고을 인민이 사는 데서 길이 자못 가깝고 형세가 좋은 곳에 험하고 요긴하여 보전할 만한 땅을 골라 차차 수축하라. 미리 구획하여 알려 아무 곳 백성은 아무 곳으로 들어가게 하라. 가령 장정은 뽑아내어 나가 싸우고 늙고 약한 이는 그 가운데 모이게 하며, 돌 쏘는 수레를 많이 베풀어 기다리고, 공사의 쌓아 둔 것을 다 그 가운데 거두라. 둔을 벌여 서로 바라보게 하여 일이 없을 때는 산에서 내려와 밭 갈고 씨 뿌려 다시 근심하지 않게 하고, 일이 있으면 가진 것을 끌고 곧 들어가 보전하게 하라. 그러면 적이 비록 부딪쳐 들려 하여도 할 수 없다.
또 사면에 들을 비워 노략하여 얻을 것이 없으면 며칠 지나지 않아 그 형세가 절로 군색해진다. 그 게을러져 돌아가는 즈음을 타서 날랜 군사를 번갈아 내어 곳곳에서 막아 끊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 오늘 적을 막고 백성을 보전하는 요체는 오직 이것이 상책이니 조금도 늦출 수 없다. 다만 사람들이 먼 생각이 없어 이 일에 힘쓰려 하지 않고 다만 달아나 숨는 것을 얻은 계책으로 삼는 것이 걱정이다. 달아나 숨은 뒤에는 장차 갈 곳이 없음을 알지 못한다.
수원 독성은 이미 우영의 영소가 되었고 딸린 군사가 다섯 사로 나뉘었으니, 또한 마땅히 다섯 사가 가까운 곳으로 인민을 타일러 농사 틈 한가한 즈음에 차차 들어가 보전할 곳을 고쳐 이으라. 한 곳이 이러하고 다른 곳도 그러하면 한 해나 반년이 지나지 않아 형세가 절로 이루어진다. 그것이 손을 마주 잡고 앉아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이해가 뚜렷이 다르다.
인천에도 산성이 있는데 듣건대 그곳 백성은 다 산성에 들어가 보전하기를 원한다 한다. 이 또한 민정이 원하는 바이므로 이미 들어주었으니, 오로지 본부 관원에게 맡겨 고쳐 잇게 하라. 그 밖에 쌍부 같은 곳과 그 나머지 백성이 빽빽이 살고 형세가 험하고 요긴한 곳이 반드시 한둘이 아닐 것이니, 두루 돌아보며 편한지 아닌지를 살펴 하나하나 달려 보고하라. 또 인민에게 타이르되 이것이 곧 백성을 위함이요 다만 나라만을 위함이 아니라고 하라. 백성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반드시 그 이해의 실상을 알아 곧 서로 듣고 따르는 자가 있을 것이니 더욱 지성으로 알려 타이르라.
용인 석성산성은 곧은 길의 목에 있어 형세가 심히 좋은데 민력이 가지런하지 못하여 이제까지 이루지 못하였으니 또한 아깝다. 방어사는 곧 살펴보아 그 공역의 많고 적음을 헤아려 달려 보고하라. 그러면 농사가 조금 한가한 뒤에 전영에 딸린 군사로 이틀을 한하여 역사에 나아가게 하여도 무방하다. 파사성도 마땅히 이에 의하여 여주·이천·양근 군인으로 수축하라. 이는 하루 이틀의 역사에 지나지 않으나 만세의 이로움이 될 수 있고 민심 또한 반드시 괴로워하는 데 이르지 않을 것이다. 다시 편한지 아닌지를 헤아려 첩보하고 시행하라.
협주 3
五月一日
저본은 「一離鄕士」이나 「鄕土」의 잘못으로 봄.
저본은 「仁川亦有山城開其處之民」이나 「聞其處之民」의 잘못으로 봄.
오월 초하룻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