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징비록 › 권16 군문등록

함경도 순찰사와 북도 병사에게 보낸 글移咸鏡道巡察使北道兵使文

징비록 懲毖錄 · 류성룡(柳成龍) · 1633년 간행 (임진왜란 뒤 지음) · 단락 1 · 한자 256자 · 낭독 2.2분

징비록 권16 군문등록 임진왜란이 끝난 뒤 영의정 류성룡이 제 눈으로 본 것을 적어 남긴 기록. 「지난 일을 징계하여 뒷근심을 삼간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조정이 무엇을 놓쳤는지를 변명 없이 적었다. 이순신을 천거한 일, 명나라 군사와의 실랑이, 백성이 겪은 참상이 그대로 실렸다.

有人來言本道之弊其中甲士正兵中凡赴防者幸有疾病事故輒不到防遷延一朔則倍退立二朔前番未畢後番隨之何暇治農業哉此人逃亡則侵漁一族一族逃亡則及於一族之一族切隣之切隣是以一人之故而民悉流亡退立闕番長在道上民寃不貲極爲寒心各別變通善爲處置俾無如此之弊北方守令等或拘一時之利害誘致藩胡之有罪者便加誅戮鎭將自以爲能事閫師亦以爲當然作爲常規每有是擧誠不知一再誘殺之後更無可欺之方誘術有限變生無竆他日之患未必不由於誘殺大槪邊和之失皆出於處置之失宜况加之以誘殺無理之事乎今後申勅如有誘殺藩胡自以爲功者逐一捉囚重論嚴明禁斷勿使激成邊釁

어떤 사람이 와서 본도의 폐단을 말하였다. 그 가운데 갑사와 정병으로 무릇 수자리에 나아가는 자가 혹 병이나 사고가 있어 문득 수자리에 이르지 못하고 한 달을 끌면 곱으로 물려 세우고, 두 달이면 앞 번이 마치기도 전에 뒷번이 따른다 한다. 어느 겨를에 농사를 다스리겠는가. 이 사람이 도망하면 일족을 침탈하고, 일족이 도망하면 일족의 일족, 가까운 이웃의 가까운 이웃에까지 미친다. 이러므로 한 사람 때문에 백성이 다 흩어져 도망하고, 물려 서고 번을 비워 길 위에 오래 있으니 백성의 원통함을 헤아릴 수 없어 지극히 한심하다. 각별히 변통하고 잘 처치하여 이런 폐단이 없게 하라.

북방 수령들이 혹 한때의 이해에 얽매여 번호 가운데 죄 있는 자를 꾀어 데려다 문득 베어 죽인다. 진장은 스스로 능한 일이라 하고 곤수 또한 당연하다 하여 늘 있는 법으로 삼아 매양 이런 일을 한다. 한두 번 꾀어 죽인 뒤에는 다시 속일 방도가 없음을 참으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꾀는 술책은 한이 있고 변은 생겨남이 끝이 없으니, 뒷날의 근심이 꾀어 죽인 데서 말미암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대개 변방의 화친을 잃음은 다 처치가 마땅함을 잃은 데서 나온다. 하물며 거기에 꾀어 죽이는 무리한 일을 더함에랴.

이제부터 거듭 일러, 만약 번호를 꾀어 죽이고 스스로 공이라 하는 자가 있으면 하나하나 잡아 가두고 무겁게 논하며, 엄하고 밝게 금단하여 변방의 틈을 격동시켜 만들지 말게 하라.

협주 1

「번호」는 변방 가까이 와 살던 여진 부락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