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관찰사에게 보낸 글移黃海道巡察使文
今日之日夜經營者只在於戰守二䇿然先守而後戰未有不能守而能戰者守之之道惟在於得其形勢而已蓋一國有一國之形勢一道有一道之形勢一邑有一邑之形勢所謂形勢者我所必守而賊所必爭之地也本道形勢大槩有二路一路則由開城府達於平山者也一路則由兎山新溪達於成川者也其間雖有傍通細路而此二路爲一道之氣脈然兎山新溪之路山路險狹敵所難進而我所易守故往年倭賊亦未甞經由此路其意可見也今據直路而言之則惟江陰最爲要緊之地據猪灘下流舟楫無所不通且與平山直路相近而白川延安海州皆在其後如使此處有重鎭則賊不敢徑由直路以犯平山而白川延安海州皆在襟抱之內此乃一道咽喉也惟其如是故壬辰倭賊西下時於興義設鎭以遏大路及吾助川之路又於江陰設鎭以爲門戶然後肆意西下千里相連而不能防其腰脅賊之有奸計眼目善知形勢此亦可知也往時江陰合併時偶思此億今爲還設第當初還設之意不但在於還復邑名而已欲其漸次經營屯田積粟擇地據守爲延安白川平山海州之保障也此乃一道大計所在本道更加商度軍糧則何以儲峙人民則何以多聚城壘則何處可設徭役之不緊者盡數蠲减先爲規模限年修葺漸次成就以爲遠圖平山瑞興鳳山黃州載寧一樣緊要之處幷爲留心經紀可行之䇿爲先枚擧報施行
오늘 밤낮으로 경영하는 것은 다만 싸움과 지킴 두 계책에 있다. 그러나 먼저 지킨 뒤에 싸우는 것이니, 지키지 못하면서 싸울 수 있는 자는 없다. 지키는 도는 오직 그 형세를 얻는 데 있을 뿐이다. 대개 한 나라에는 한 나라의 형세가 있고, 한 도에는 한 도의 형세가 있고, 한 고을에는 한 고을의 형세가 있다. 이른바 형세란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적이 반드시 다투는 땅이다.
본도의 형세는 대개 두 길이다. 한 길은 개성부를 거쳐 평산에 이르는 것이요, 한 길은 토산·신계를 거쳐 성천에 이르는 것이다. 그 사이에 곁으로 통하는 가는 길이 있으나, 이 두 길이 한 도의 기맥이 된다. 그러나 토산·신계 길은 산길이 험하고 좁아 적이 나아가기 어렵고 내가 지키기 쉬우므로, 지난해 왜적도 이 길을 지난 적이 없으니 그 뜻을 볼 수 있다.
이제 곧은 길로 말하면 오직 강음이 가장 요긴한 땅이다. 저탄 아래쪽에 웅거하여 배가 통하지 않는 데가 없고, 또 평산 곧은 길과 서로 가까우며, 배천·연안·해주가 다 그 뒤에 있다. 만약 이곳에 무거운 진이 있으면 적이 감히 곧은 길로 질러 평산을 범하지 못하고, 배천·연안·해주가 다 옷깃과 품 안에 들게 되니, 이는 한 도의 목구멍이다.
오직 그러하므로 임진년에 왜적이 서쪽으로 내려올 때 흥의에 진을 두어 큰길과 오조천 길을 막고, 또 강음에 진을 두어 문호로 삼은 뒤에야 마음대로 서쪽으로 내려갔다. 천 리가 서로 이어졌건만 그 허리와 옆구리를 막지 못하였으니, 적이 간사한 꾀와 안목이 있어 형세를 잘 안 것을 이로써도 알 수 있다.
지난날 강음을 합칠 때 우연히 이 뜻을 생각하였더니 이제 도로 두게 되었다. 다만 처음 도로 두려던 뜻은 고을 이름을 도로 회복함에만 있지 않았다. 점차 둔전을 경영하고 곡식을 쌓으며 땅을 가려 웅거해 지켜, 연안·배천·평산·해주의 울타리가 되게 하고자 함이었다. 이것이 한 도의 큰 계책이 있는 바다.
본도는 다시 헤아리라. 군량은 어떻게 쌓아 둘 것인지, 백성은 어떻게 많이 모을 것인지, 성루는 어느 곳에 둘 만한지 하라. 긴요하지 않은 요역은 모두 덜어 주고, 먼저 규모를 세워 햇수를 정해 고쳐 지어 점차 이루어 먼 도모로 삼으라. 평산·서흥·봉산·황주·재령같이 긴요한 곳도 아울러 마음을 두어 경영하고, 행할 만한 계책을 먼저 낱낱이 들어 보고하여 시행하라.
협주 2
저본은 「偶思此億」이나 「此意」의 잘못으로 봄.
「보장(保障)」은 뒤를 막아 지켜 주는 울타리라는 뜻이라 「울타리」로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