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순찰사에게 남한산성을 수축하는 일로 보낸 글移京畿巡察使修築南漢山城文
南漢山城爲京都保障今已定修築之議議者或疑役巨民少不足以有成若不便宜指授大段經理則事未易就民力先困極爲可慮凡築城有制古人言城皆以千雉百雉計之所謂雉者卽今之曲城也城之精神緊要處都在曲城曲城旣築而相對百步之間矢石相及則其間城子雖值成形而賊不得近矣今計廣州之軍入於束伍者一千名每五十名令築一曲城則曲城當有二十矣又使惟政僧軍百名築曲城二坐權應元所率軍築曲城一廣州冬三朔上番軍計數若百名則令築曲城二五十名則築一曲城本州人吏官屬及品管之有心國事者各出其力築曲城一二坐若是則總計曲城二十七八坐每兩間相距各百步則一曲城各占四五十步而山頭形勢列置聯絡不待盡爲築城而自有不可犯之勢且五十人築一曲城人力有饒不日可成若是則一城之大勢已成矣總計南漢山城周回一萬五千九百餘尺其中完全者四千尺又南門及西北面皆是億丈之險不必大段用力只南門以東至水又其間半馬揚許稍爲平低築城之役當專力於此舊城頺圯之石多在山下必須先爲輸到山上然後築之甚易若欲使人從山下推轉負載以上則人力多入不可爲也當爲器械以輸之其法先立兩柱於山上柱上加橫木使之轉環如繅車之狀而又作大葛索以兩條横加於橫木之上索末爲載石之具數人從山下載石五六人從山上曳之則石雖甚重而頃刻可上一日之間山下之石盡在上面而役事甚便矣雪消後令各軍人預備葛索材木臨時一齊赴役使無遲滯之弊本府之意築城軍人本欲以官糧饋餉釜鼎等物不具千餘之軍供給亦難但令自食私糧而終日爲役則民情不勸而事未易就非古者鼛皷不勝之意欲多釀酒膠以爲勸軍之用米則似不難得從本府百餘石亦可量給但釀酒器具難可猝辦若以米麴計數分給於廣州邑內人吏品官官屬及近處僧人稍有瓮器者每人量給數盆之資臨時聚用衆力合湊不至貽弊此事則當使本州軍功鄕吏皮仁文李奉億專掌次知施行自本道亦爲措置以爲繼給之計鹽百餘石幷爲輸到山城軍人中勤役者逐日賞給亦是勸役之一端大槪此城乃是天險八道山城中最爲第一廣州之民若能大小戮力如爲私事爲一勞永逸之計則後來雖有事變當安枕而臥十分更加曉諭施行曲城旣築之後功役未就則當以他官束伍之軍限日繼之期於成就此外未盡條件本道幷爲料理施行
남한산성은 서울의 보장이 된다. 이제 이미 수축하자는 의논을 정하였다. 의논하는 이는 혹 역사는 크고 백성은 적어 이루기에 모자란다고 의심한다. 만일 편의를 지시하여 크게 경리하지 않으면 일은 쉬 이루어지지 않고 백성의 힘이 먼저 곤할 것이니 지극히 염려스럽다.
무릇 성을 쌓는 데는 제도가 있다. 옛사람이 성을 말할 때 다 천 치, 백 치로 헤아렸으니, 이른바 치(雉)란 곧 이제의 곡성이다. 성의 정신과 긴요한 곳은 다 곡성에 있다. 곡성을 이미 쌓아 서로 마주한 백 보 사이에 화살과 돌이 서로 미치면, 그 사이 성은 비록 겨우 꼴만 이루어도 적이 가까이 오지 못한다.
이제 헤아리건대 광주 군사로 속오에 든 자가 일천 명이니, 쉰 명마다 곡성 하나를 쌓게 하면 곡성이 마땅히 스물이 될 것이다. 또 유정(惟政)의 승군 백 명으로 곡성 두 자리를 쌓게 하고, 권 응원(權應元)이 거느린 군사로 곡성 하나를 쌓게 하라. 광주의 겨울 석 달 상번군은 수를 헤아려 백 명이면 곡성 둘을, 쉰 명이면 곡성 하나를 쌓게 하라. 본주의 인리·관속과 품관으로 나랏일에 마음 있는 자가 각기 그 힘을 내어 곡성 한두 자리를 쌓으라.
이같이 하면 통틀어 곡성이 스물일고여덟 자리다. 두 곡성 사이가 각각 백 보씩 떨어지면 곡성 하나가 사오십 보를 차지하니, 산머리 형세를 따라 벌여 두어 서로 이으면 성을 다 쌓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절로 범하지 못할 형세가 있다. 또 쉰 사람이 곡성 하나를 쌓으면 사람 힘이 넉넉하여 며칠 안 되어 이룰 수 있다. 이같이 하면 한 성의 큰 형세가 이미 이루어진다.
통틀어 헤아리면 남한산성 둘레가 일만 오천구백여 자요 그 가운데 온전한 것이 사천 자다. 또 남문과 서북면은 다 억 길이나 되는 험한 곳이라 크게 힘을 쓸 것이 없다. 다만 남문 동쪽에서 물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 반 마장쯤이 조금 평평하고 낮으니, 성 쌓는 역사는 마땅히 여기에 힘을 오로지해야 한다.
옛 성의 무너진 돌이 산 아래 많이 있으니, 반드시 먼저 산 위로 실어 올린 뒤에 쌓아야 심히 쉽다. 만일 사람으로 산 아래에서 굴리고 지고 실어 올리게 하려면 사람 힘이 많이 들어 할 수 없다. 마땅히 기계를 만들어 실어 올려야 한다.
그 법은 이러하다. 먼저 산 위에 기둥 둘을 세우고 기둥 위에 가로나무를 얹어 실 뽑는 물레 모양처럼 돌게 한다. 또 큰 칡줄을 만들어 두 가닥을 가로나무 위에 가로 얹고, 줄 끝에 돌 싣는 기구를 만든다. 몇 사람이 산 아래에서 돌을 싣고 대여섯 사람이 산 위에서 끌면, 돌이 비록 심히 무거워도 잠깐 사이에 올릴 수 있다. 하루 사이에 산 아래 돌이 다 위에 있게 되어 역사가 심히 편할 것이다. 눈이 녹은 뒤 각 군인으로 칡줄과 재목을 미리 갖추게 하고, 때에 임하여 일제히 역사에 나아가 지체하는 폐가 없게 하라.
본부의 뜻은 성 쌓는 군인을 본디 관가 양식으로 먹이려 하였으나, 가마솥 따위 물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천여 군사를 이바지하기 또한 어렵다. 다만 제 양식을 먹으며 온종일 역사하게 하면 민정이 권면되지 않아 일이 쉬 이루어지지 않으리니, 옛적에 큰 북 소리가 일하는 소리를 이기지 못하였다던 뜻이 아니다. 술을 많이 빚어 군사를 권면하는 데 쓰고자 한다. 쌀은 얻기 어렵지 않을 듯하니 본부에서 백여 석을 또한 헤아려 줄 수 있다.
다만 술 빚는 기구를 갑자기 마련하기 어렵다. 만일 쌀과 누룩을 수를 헤아려 광주 읍내의 인리·품관·관속과 가까운 곳 승인 가운데 독을 조금이라도 가진 자에게 나누어 주되, 사람마다 두어 동이 빚을 밑천을 헤아려 주었다가 때에 임하여 거두어 쓰면, 뭇 힘이 모여 폐를 끼치는 데 이르지 않을 것이다. 이 일은 마땅히 본주의 군공 향리 피 인문(皮仁文)과 이 봉억(李奉億)에게 오로지 맡아 거행하게 하라. 본도에서도 조치하여 이어 대어 줄 계책을 삼으라.
소금 백여 석도 아울러 산성으로 실어 들여, 군인 가운데 부지런히 역사하는 자에게 날마다 상으로 주면 이 또한 역사를 권면하는 한 끝이다.
대개 이 성은 곧 하늘이 낸 험한 곳이라 팔도 산성 가운데 가장 으뜸이다. 광주 백성이 만일 크고 작은 이가 힘을 다하기를 제 일처럼 하여 한 번 수고하고 길이 편할 계책을 삼으면, 뒷날 비록 사변이 있어도 마땅히 베개를 편히 하고 누울 것이다. 십분 다시 타일러 시행하라. 곡성을 이미 쌓은 뒤에도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땅히 다른 고을 속오군으로 날을 한하여 이어 하게 하여 이루기를 기약하라. 이 밖에 미진한 조건은 본도에서 아울러 요량하여 시행하라.
협주 6
저본은 「其間城子雖値成形」이나 「値」는 뜻이 분명치 않다. 「겨우 꼴만 이룬다」는 뜻으로 읽었다.
저본은 「南門以東至水又」이나 「水又」는 뜻이 분명치 않다. 저본을 따라 그대로 두었다.
저본은 「多釀酒膠」이나 「酒醪」의 잘못으로 봄.
저본은 「品管」이나 「品官」의 잘못으로 봄.
큰 북 이야기는 《시경》 면(綿) 편에 백성이 즐거이 일하매 큰 북 소리가 그 소리를 이기지 못하였다 한 말이다.
「곡성(曲城)」은 성벽 밖으로 모나게 내밀어 쌓아, 성에 붙은 적을 옆에서 칠 수 있게 한 자리다.